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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Jul 16. 2024

출판사와 떨리는 첫 미팅을 해보았다

출간 계약을 한다는 것

2년 만에 쾌거였다. 드디어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나는 2년 동안 꾸준히 매일 글을 써왔다. 내가 썼던 글의 주제는 ' 인간관계 ' ' 성공 ' ' 공감 에세이 ' 들이었다. 나는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써 내려갔다. 



만약 내가 그저 살아온 경험만으로 글쓰기를 했다면, 글감은 떨어지고 금방 흥미를 잃었을 것이다. 나는 글을 몇 번 써보고, 나만의 경험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한계를 직감했다. 그래서 흥미로운 주제를 찾고, 그것에 대한 공부를 하며, 배운 것을 글로 풀어내면서 콘텐츠를 생산해 냈다. 



외로운 글쓰기 생활을 버티게 해 준 것은 뜻밖에도 독자들의 공감과 댓글이었다. 독자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동기를 얻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글의 피드백이었다. 잘 쓴 글은 귀신같이 노출되며, 반응도 뜨거웠다. 잘 읽히지 않는 글은 당연하게도 아무런 반응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나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스승 삼아, 글쓰기 실력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실력을 겸비하기 위해서 면밀하고 섬세하게 독자들과 소통했다. 그렇게 2년간 노력한 끝에 드디어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아낸 것이다. 사실 출간 제안이 오지 않아서 출판사 이메일을 전부 수집하여, 원고를 투고해 볼 생각이었다.



나에게 있어 출간 제안이 온 것은 엄청나게 시간을 아껴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일일이 출판사들의 이메일을 찾지 않아도 됐으니 말이다. 나는 한시름 놓았다. 나에게 고맙게도 계약을 맺자고 연락온 이곳은 유명한 출판사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체계가 잡힌 곳이었다. 이메일로 몇 번 연락을 주고받으며, 출판사 담당자와 미팅 약속을 잡게 되었다. 



장소는 내가 정했는데, 종각에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했다. 미팅 당일,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날씨는 화창했고, 공기는 선선했다. 나는 나름대로 정중하게 옷을 차려입고 스타벅스로 향했다. 그곳에는 안경을 낀 30대 후반의 남성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을 팀장이라고 소개하였다. 나는 명함이 없어 그냥 꾸벅 인사를 하고 어색하게 자리에 앉게 되었다. 



" 안녕하세요. 생각보다 어리게 보이시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나는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대답을 하였다. 



" 아. 저는 33살입니다. " 

" 네? 33살이요"

" 왜요?"

" 아뇨. 어려 보이셨는데, 30대셨군요. 글만 읽었을 때는 중년인 줄 알았는데..."



나의 외모는 누구나 알아주는 동안이었다. 얼굴이 조그맣고, 체격이 작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체격보다는 얼굴 자체가 동안형이라 내 나이에 대한 오해와 의심, 의도치 않은 토론 거리를 주게 된다. 사람들은 내가 몇 살인지 맞추는 게임을 자주 한다. 과거에는 꽤나 스트레스였지만, 이제는 즐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글을 읽어보고 팀장님은 나를 나이가 있으신 교수님이라고 예상했다고 말씀하셨다. 



이런저런 대화가 오가고 우리는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되었다. 앞으로의 출판 시장과 미래, 마케팅, 전망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흥미롭게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팀장님도 나의 주장에 공감해 주셨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대화는 결론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 출판을 하는 것인가?'에 온 신경이 쏠려있었다. 팀장님도 나의 의도를 알아채셨는지, 조용히 나를 만난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 



출판 계약은 구두로 진행되고, 나중에 사무실에서 종이 계약서를 통해 출간 계약이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셨다. 인세는 8~10%이며, 홍보도 출판사가 운영하는 SNS를 통해 자체적으로 할 것이며, 작가가 되는 사람도 홍보를 해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그렇게 스타벅스에서 헤어졌다. 내 등줄기에는 땀이 한가득이었다. 나름대로 긴장을 한 탓이었다. 나는 드디어 작가가 되는 버스에 올라탄 것이다. 그것이 실감되자, 마음 한가득 그동안 고생하고 서러웠던 경험들이 떠올랐다. 



"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며칠 뒤, 나는 출판사에 찾아갔고, 실제로 출간 계약을 이뤄냈다. 모든 게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바람이었을 뿐 현실은 냉혹했다. 작가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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