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카 덕분에 도서관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작은 소망이 이뤄지다

by 글토닥


따뜻한 바람이 부는 5월, 조카가 태어났다.



조카가 생기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하고 은근히 닮은 이 어린 생명체는 도대체 어디서 나타났는가. 그리고 나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느껴졌다.



첫째 조카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째 조카도 태어났다. 나는 바쁜 형을 대신해, 주말에 형수님과 함께 조카들을 돌보게 되었다.



꼬물꼬물, 아가 시절부터, 유창하게 말을 하고, 유치원을 다닐 때까지 조카들을 돌보았다. 아무튼 형이 드디어 빌라를 벗어나,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 돕기 위해 찾아간 적이 있었다.



아기 띠를 두르고, 첫째 조카아이를 안고 아파트 계단에 앉아 있었다. 그때 조카는 갓난아기였다. 아무 생각 없이 옆을 쳐다보니 커다란 전신 거울이 있었다. 그런데 충격을 받았다. 아파트 복도에서 후줄근하게 앉아 있는 청년과 너무 예쁜 아기가 어울리지 않는 비주얼로 함께 있었던 것이다.



조카는 똘망 똘망 한 눈망울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의 호수 같은 눈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지만, 나는 그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아이에 비해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고 한심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 이 아이가 커서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만약 이대로라면, 나는 분명 창피한 삼촌이 될 것이 뻔했다. 그 누구에게도 소개하고 싶지 않은 삼촌, 집안의 골칫덩이가 될 것만 같았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백수 삼촌 말이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두려움이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날 이후, 나는 결단을 내렸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로 말이다. 절대로 창피한 삼촌은 되지 말자고,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자고 결심했다.



또한 결혼을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도 들었다. 조카에게 자랑스러운 삼촌이자, 작은 아빠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매일 12시간이 넘게 일했다. 낮에는 책을 읽고 글을 썼으며, 밤에는 힘든 육체노동을 견뎌야만 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결혼을 하였고, 작가가 되었다. 조카들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랐고,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다. 내 조카지만,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컸다. 그런데 최근에 나는 형수님에게 놀라운 제안을 받았다.



" 도련님, 시우(가명)가 도서관에서 도련님처럼 작가가 되고 싶다고 자주 말했나 봐요. 아마도 도련님이 작가니깐, 그걸 계속 이야기했나 봐요. 그래서 도서관 사서분이 도련님이 글쓰기 강연을 해보면 어떨까 제안이 왔는데, 한 번 해보실래요? "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그 제안을 바로 수락했다. 조카가 다니는 위례 도서관은 아파트 입주민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센터에 있었다.



10년 전, 조카를 안고 있었던 날, 그날의 결심이 도서관의 강연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삼촌이 강연을 한다고 하니, 조카들이 아파트 주민분들에게 열심히 홍보를 하고 다녔다는 귀여운 풍문도 듣게 되었다. 나는 조카아이들에게 멋진 삼촌이 되고 싶었다. 그 꿈이 어느 정도 이뤄진 거 같아 정말 기뻤다.



아무튼 당일이 되었고, 나는 철저하게 준비하여 강의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SE-b532fa08-154a-4315-ac3c-15edda8888c8.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1.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2.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3.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5.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6.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08.jpg?type=w800
SE-0d4796dd-f8d8-4746-94fd-1839f193981c.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12.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13.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14.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10.jpg?type=w800
KakaoTalk_20251021_201844537_16.jpg?type=w800



이번 도서관 강연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었다.



바로 강렬한 바람과 열정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의식적으로 절대로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우연들이 겹겹이 연속적으로 발생될 수 있을까?



그 거대한 힘은 신이 될 수도, 운명이 될 수도, 우주가 될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사람의 꿈과 상상은 현실로 이뤄진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지금은 하고 있다.



작가가 되는 일도, 이렇게 여러분들과 글로 소통하는 일도, 기적에 가깝다. 나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그럼 작더라도 분명 기화와 성공이 뜻밖의 사건을 통해 나에게로 찾아올 것이다. 이를 토대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내 글을 읽고, 나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위로와 안식을 얻었으면 좋겠다.



분명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풍요와 안온의 일상으로 나아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결단만 있다면, 환경과 나이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이유 없이 표류하는 공허의 존재이기도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생긴다면 놀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조카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삼촌이 되기를 바랐던 것처럼, 당신도 무언가를 바란다면, 분명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어디로 나아갈지 분명하게 아는 인간은 절대로 막을 수 없다. 또한 그 어떤 시련과 장애물도 극복하는 강인한 철인이 될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치겠다.



" 인간의 마음이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이룰 수 있다 "


- 나폴레온 힐 (Napoleon Hill)



이 짧은 글을 나의 사랑스러운 조카들에게 바친다. 그리고 당신의 삶에도 빛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구독과 좋아요, 댓글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 [주요 채널 안내]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카카오 브런치

스레드


[저서 소개]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으면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한다

예민함이 나만의 무기가 되도록

블로그로 시작하는 책쓰기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8화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