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를 하고 평범함을 깨달았다

코스모스의 독서이야기 _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어느 청년의 이야기

by 독서가 조상연




1년간의 대학생활을 하고 21살이 되었습니다. 재수를 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대학생활을 ‘열심히’하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주변에서는 21살이 되면 대부분 군대를 갔습니다. 그래서 남들을 따라서 군대에 갔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대학생활을 했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논산에 입대를 했습니다.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약간의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할까 하다가 책이 생각났습니다. 어렸을 때 들었던 어른들의 말씀 중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던 저는 그냥 한 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한 권 집어 들었습니다. 누군가가 시켜서 강제로 읽어본 적은 있지만 스스로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몇 페이지를 넘기다가 다시 군인의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의무경찰로 복무했던 저는 육군보다는 개인 시간이 많았습니다. 후반기 교육까지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을 때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특별한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다시 책 생각이 났습니다. 이전에 책을 읽던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다시 책 생각이 났는지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마 책은 읽지 않았어도 독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나 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책을 1권도 읽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연히 하나도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쉬는 시간이 되면 책장에 있던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남들은 고된 훈련을 받고 쉬고 있을 때 저는 책을 봤습니다. 재미가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서는 좋은 것이니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계속 읽었습니다.


독서는 쉽지 않았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은 재미도 없었고 감동도 없었습니다. 첫 장을 펼쳤으니 끝까지 다 읽고 싶은 욕심은 드는데 남아있는 페이지 수를 보면 너무 많았습니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독서한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누워서 TV만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고 할 것도 없으니 다시 ‘열심히’라는 자세로 읽어나갔습니다


몇 권의 책을 읽다가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그 책에서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즉 지배하는 계급과 지배받는 계급의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인문고전 독서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을 말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러한 교육에 대해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그 책 안에는 제가 지금까지 했던 행동들이 틀렸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궁금하기도 하고 불만이기도 했던 모든 것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독서가 좋다고 했던 이유, 열심히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했던 어른들의 말이 찜찜했던 이유, 열심히 했지만 그 당시 전부였던 입시에 실패했던 이유 등 모든 것이 설명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신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의 잔재가 남아있었던 것이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받는 평균적인 교육은 그렇게 좋은 교육이 아니라는 의미였습니다. 저는 그 나쁜 교육을 받은 피해자 중 1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세상에 대한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라는 활동을 제대로 해봐야겠다. 내가 지금까지 실패했던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고, 내가 먼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더 이상 나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겠다.’



이전 01화어른들의 말만 잘 들었던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