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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hyun Kim Sep 30. 2016

성과연봉제

성과는 어디서 오나요

대한민국과 조선인민민주의공화국의 차이는 력의 대가가 있음에 있다.  어린아이들이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고, 직장인들이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는 것은 열심히 노력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풍료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체제에 선봉에 서있던 소련과 중국을 체제 붕괴와 G2의 길로 갈라서게 한 것사유재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었다. 덩샤오핑은 농민의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초과산분시장에 내다 팔 수 있도록 다. 공동 소유, 공동 경작, 공동 분배 제도가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꺾어 인민들을 배고프게 했기때문이다. 이후 소련은 붕괴했고 중국은 미국과 맞먹는 대국으로 성장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성과연봉제도 더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서 부를 축적하자는 자본주의의 기본 정신에 입각해 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올바르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이어짐이 전제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이 이음새가 비교적 단단했다. 의 시대에는 근면성이 성과로 고스란히 이졌다. 농기구 준비부터 농사를 짓는 것 까지 거의 모두 농부 한 사람이 주도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 시간 일찍 밭이 나가고 조금 더 열심히 거름을 주고 김을 매면 생산물은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1차 산업의 시대다.


다차산업시대에 접어든 최근에는 노력과 성과의 이음새가 점 약해지고 있다. 사회는 굉장히 복잡하다. 업무는 분화되었다. 회사는 과업을 나누고 이에 따라 직원들을 Front-Middle-Back으로 나눈다. 매대나 길거리에서 직접 물건을 파는 Front인력과, 물품 종류와 마케팅 방법을 결정하는 Middle, 사옥 임차, 직원 복지를 책임지는 Back으로 나눈다. 작년보다 늘어난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이며, 반대로 줄어든 손실은 누구 책임으로 돌릴지 애매하다. Front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물건을 팔았다고 한다.  Middle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물건을 선택했고 최신 광고기법을 도입했다고 한다. Back에서는 직원들이 깨끗한 사무실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직원 복지에 힘썼다고 한다. 분화된 사회에서 누구한테 얼마의 성과를 배분하여야 하는지 성과를 측정하도록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과는 개인단위 보다 조직단위로 측정해야 한다. 조직의 효율성을 따지고 성과가 높은 조직에 더 많은 대가를 주어야 한다.


이런관점에서는 민간 조직의 효율성에 정부가 나설 필요가 없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한다. 이윤이 나지 않는 조직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프린터 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인력구조로 프린터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에 적용할 때도 조심스러워야 한다. 우선 성과 측정의 단위부터 적합성을 검증해야 한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전화국이 있었다. 전화교환업무도 하고 전화 가입신청도 받았다. 이제는 누구도 전화국에 와서 전화가입신청하는 사람이 없다. 이 조직을 그대로 두고 전화국 직원의 성과를 측정해서는 안된다. 조직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성과를 측정해서는 안되는 분야도 정밀하게 선별해야한다. 공공성을 목적으로 하는 하수처리장 운영은 개인에게 맡겨서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가 운영한다. 하수종말처리장에 성과를 요구한다면 하수종말처리장은 없어져야만 하는 조직이 된다. 성과를 내고자 우선 각 가정과 사업장마다 배출량과 오염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부착하고, 이를 배출자에게 부과하느라 어마 무지한 비용이 들것이다. 요금은 오르고 호시탐탐 하수를 다른대로 배출하고자 하는 자들로 사회는 무분별하게 될 것이다.


성과는 분명 노력에서 온다. 하지만 내 노력이 모두 나의 성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성과에는 다른 이의 노력이 녹아있고, 나의 노력은 다른 이에게 스며들어있다. 성과연봉제는 찬성한다. 하지만 그 성과 측정의 단위와 적용분야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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