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이런 꿈을 꿨어

아이는 어디서든 꿈을 꾼다

by 서이담

“엄마, 어린이집에서 이런 꿈을 꿨어.”


어느 날 자기 전에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그 후에는 정확하게 어떤 꿈을 꿨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전에 아이는 잠이 들었다. 어쩐지 오늘 좀 열심히 놀더라니.


이상하게 아이의 그 한마디가 내 속을 맴돌았다. 아침 아주 이른 시간, 나는 눈도 채 뜨지 못한 아이를 어린이집에 내려준다. 아이는 비몽사몽 하게 나와 인사를 하고는 어린이집에서 쪽잠을 자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못내 안타깝기만 한데 오늘 아이의 한 마디에 내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는 어디서나 꿈을 꾸는구나. 내 안타까운 마음과 상관없이 이 아이는 꿈을 꾼 이야기를 해맑게 하는 것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거구나.


어쩌면 불쌍하다는 척도는 내가 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행복하고 신나는 하루를 보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는 게 진짜 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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