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마디에 별 생각이 다 들고
자기 전에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 어린이집을 바꿔서 그런 걸까? 친구들이랑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하나? 혹시 선생님이 아이에게 뭐라고 하셨나? 철렁하는 마음이다. 아이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어린이집이 왜 싫어?"
대답이 없다.
"선생님이 싫어?"
"아니"
"친구들이 잘 안 놀아줘?"
"아니"
"어린이집 밥이 맛이 없어?"
"별로야."
약간 반응은 있다.
"그럼 어린이집 밥이 맛없어서 가기 싫은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집이 싫다고 어린이 '집'이!"
아이는 짜증을 다 부렸는지 홱 돌아눕더니 잠들어버렸다.
예전 남편 회사 어린이집이 좀 더 넓고 쾌적한 환경이었다 보니 이번에 옮긴 어린이집이 좁고 답답하게 느껴졌나 보다. 게다가 아직 어린이집 놀이터가 다 완성되지 않아서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적어 더 힘들었겠다 싶었다. 큰 문제가 아닌 것에 안도감이 들면서도 아이가 안쓰러워졌다. 한창 뛰어 놀 나이에 좁은 곳에서 우리 아이도 고생하고 있구나.
그래서 난 이 새벽에 컴퓨터를 켜고 집 근처 시설 좋은 국공립유치원 입소대기 신청을 넣어두었다. 대기번호는 8번, 물론 TO는 없다. 지난번 넣어뒀던 집 근처 어린이집 대기번호는 36번이었던 것에 비하면 양반인 걸까.
아이를 제발 더 낳으라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