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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이상한 가족 관계

생판 모르는 사람에서 가장 친밀한 관계로

by 서이담
nathan-dumlao-5BB_atDT4oA-unsplash.jpg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재민아, 그거 알아? 너희 아빠랑 엄마는 원래 모르는 사이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와 시시덕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재민이는 엄마를 언제부터 좋아했어?"


"응. 원래부터~!"


"원래부터 좋아했구나."


요 이쁜 것. 원래부터 좋아했단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재민아, 그거 알아? 아빠랑 엄마는 어릴 때 서로 모르는 사이었다?"


"진짜요?"


"응 그럼~ 아빠는 어렸을 때 엄마랑 하나도 몰랐어. 그러다가 이렇게 만나서 가족이 된 거야."


"우와 신기하다."


아이를 놀라게 하려고 별생각 없이 꺼냈던 말이다. 말을 하고선 생각해보니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참으로 신기하고도 이상하다. 서로 생판 남이었던 사이,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고 존재조차 몰랐던 남녀가 만나고 정이 들어 결국 기존에 살을 맞대고 살던 가족들보다 더 친한 관계가 된다는 건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 생소한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가족이 커지고 연결된다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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