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다 피곤해
주말이었다. 앞쪽 배가 쿡쿡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뭔가 이상했다. 부랴부랴 365일 영업을 하는 병원을 찾았다. 대기시간이 길지 않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의사선생의 태도가 어쩐지 불량했고, 약국에서도 약간 아리송한 처방이라며 갸웃했다. 의사의 불친절함에 한 번, 그리고 신뢰도가 떨어짐에 한 번 기분이 순식간에 좋지 않아졌다. 짜증이 훅 하고 나를 덮쳤다.
집에 와서 밥을 해먹고는 두 시간 정도를 내리 잤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나니 몸이 가뿐해졌다. 그리고 마음 속에 가득했던 짜증마저 가벼워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피곤해서 짜증이 났었나?"
내가 오늘 갔던 병원은 주 7일을 일하고 있는 병원이었다. 의사는 단 한 명,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했다. 쉬지 못하고 일을 한다고 하면 저 의사에게는 얼마나 많은 피로가 쌓여 있을까. 나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던 태도가 저 사람의 원래 성격이었을까 아니면 짜증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어쨌든 여러모로 피곤한 삶일 거다.
평범한 직장인인 나는 역시나 평범하게 퇴사를 꿈꾸지만, 머릿속에서 이런 계산을 해볼 때면 퇴사 후의 멋진 미래가 너무나 소원해진다. 회사를 나가면 정글이라는 그 곳, 일하지 않는 날이 없다는 그 세계에 나는 과연 뛰어들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