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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Jan 19. 2022

짝퉁과 진짜 사이

잘 보이기 위한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우리들

죄송합니다. 반성합니다.


한 유튜버가 OTT 플랫폼 콘텐츠 출연을 계기로 큰 인기를 얻더니 또 오늘은 짝퉁 논란이라며 자필 사과 편지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신기하긴 했다. 어린 친구가 어떻게 저렇게 좋은 집에 살며 명품이 저렇게 많을까. 이 사람만이 아니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는 온갖 명품을 아무렇지도 않게 구입하고 또 '명품 하울'이라는 콘텐츠로 자랑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우리나라에 부자가 참 많은가 보다.
나 말고 다 부자인가 보다.


그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짝퉁 논란을 계기로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어쩌면 허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남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같은 사진기로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사람들이 그 차의 로고에 반응을 하는 것 같다고. 구하기 힘들거나 고가의 차 로고가 들어간 사진을 찍어 올렸을 땐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평범한 브랜드의 차 사진에는 조회수가 현저히 적다고 했다. 같은 논리로 살펴보면 그 유명 유튜버도 명품을 입고 화려하게 생활하는 영상이 평범한 영상보다 조회수가 높았을 것이다. 그래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명품을 착용해야 했을 것이고 결국 이런 사태에까지 이른 게 아니었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모든 게 다 보이는 것 위주다.


영상 매체의 시대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것들이 '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에 치중한다. 심지어 식당들도 맛보다는 사진에 어떻게 찍힐 것인가를 많이들 고민하는 것 같다. 삶도 그렇다. 어떻게 살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살면 더 멋지게 보일까에 집중한다. 우린 맛있는 음식을 주문했을 때도 음식을 먹기 전에 꼭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멋진 장소에 가도 눈보다는 핸드폰 카메라나 사진기에 그 풍경을 부지런히 담는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플랫폼에 올리고 우리의 이웃들이 나를 멋지게 평가해주기를 기대한다. 댓글과 좋아요는 삶의 낙이다. 정작 그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많이 그랬다. 조금 달라지기로 결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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