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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Feb 21. 2022

2022년형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는 그의  "자기만의 "에서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나로 말하자면 작년 이맘때 성과급 받은   일부를 떼어 나만의 방을 마련했고,  돈을 쫓기보다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있다. 물론 글을 쓰는 일로 돈을 벌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취미생활조차도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기는 싫었다. 사실 시도도 해봤지만 즐겁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은 지속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즐거운 일은 1년이 넘도록 부지런히 해오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나는 2022년에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던 것처럼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길고  서두를  내려간 데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드디어 멋진 키보드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퇴사를 하는  선배가 내게 저렴하게 판매한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마우스는 그냥 아무거나 쓰고 있었는데 장표 작업이 갑자기 많아지다 보니 손목이 너무 아파왔다. 처음에는 염가형 버티컬 마우스를 샀더니 얼마   자꾸 약한 전기가 찌릿하고 통해서 그래서 큰맘 먹고 손목이 편한 버티컬 마우스로 바꾸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이패드를  김에 아이패드로 글을 쓰기 위해 블루투스 키보드를 하나 샀다. 처음에는 그냥 쓰던 것을 쓰려고 했지만 고민 끝에 마음을 바꿨다. 가격은 사악했다. 그러나 디자인이 모든 것을 용서하리라.


사실  모든 결심은 1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월은 성과급이 들어오는 달이다. 월급이 평소보다 많이 들어왔는데 그다지 기쁘지가 않았다.  이유는 내가  모든 돈을  용돈만 남겨놓고 남편과 함께 모으는 비상금 통장으로 옮기기 때문이었다.  수고의 대가로 내가 아무 포상을 누리지 못한다는  갑자기 처량해졌다. 그래서 그때 결심했다. 성과급  일부를  비상금으로 쓰자고. 물론 남편에게 이야기도 하고 말이다.  후로 작업실을 틈틈이 꾸몄다. 예쁜 오브제들도 가져다 두고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의 사진이 담긴 엽서도 벽에 걸어두었다.


행복했다. 작가의 책상이 완성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뭔갈 해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뿌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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