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래된 동네 속 젊은 청년같은 카페

역곡역 분더 커피 바

by 서이담

80년대에 태어나 90년대에 뛰어놀고, 00년대에 공부하고 10년도에 취업을 한 나는 꽤나 자주 '끼인 세대'라는 느낌을 받는다. 걸쭉하게 소주 한 잔 걸친 아저씨들과도 같이 유행가를 흥얼거릴 수 있기도 하고, 90년 대생들의 개인주의자 선언에 슬쩍 발을 올려놓기도 한다. 이것이 나의 정체성인 가도 싶다. 오늘 불손하게 소개해 볼 작은 가게는 바로 나와 같은 감성을 가졌다고 해야 할까. 역곡역에 오래된 시장 동네에 자리 잡은 아주 모던한 카페, '분더 커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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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더 커피 바의 '분더'는 wunder라는 '놀랍다'라는 독일 말에서 나왔다. 커피 바(coffee bar)는 커피와 간단한 음식류를 파는 가게를 의미하는데, 이 가게의 유력 상품인 '다쿠아즈'를 염두에 두고 만든 가게 이름이 아닌가 싶다. 가게에 딱 들어가면 눈에 바로 보이는 메뉴판 옆에 다쿠아즈 샘플을 볼 수가 있다.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종류가 상당히 많다. 포털 사이트에 보면 커피보다도 다쿠아즈에 대한 리뷰가 참 많다. 그만큼 힘주어 만든 메뉴다. 우리는 오레오 크림치즈 다쿠아즈를 맛보았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다른 것도 맛있을 것 같다. 가격은 3500원.


29A7BE82-83DB-431C-AA7A-DDD860AE6B44.jpeg 커피만큼 다양한 다쿠아즈

그래도 커피집에 왔으면 커피를 시켜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필터 커피 한 잔과 분더가토를 시켰다. 분더가토란 분더커피바+아포가토의 준말로 보이는데, 아이스크림이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맛을 보니 누가 먹더라도 호불호가 없는 맛이었다.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유명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인지라 커피 맛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직전에 갔던 분당 커피 엣 더 나무 사이 로랑 비교했을 때도 손색없는 맛이었다. 적절한 풍미가 잘 녹여진 좋은 커피 한 잔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었다.

3478EA1B-E0F2-4338-947B-2F344BF967E8.jpeg 소품 하나하나 정성스럽다
2D36F1E9-BE73-413A-B5B7-A9AB62E29006.jpeg 귀여웠던 빈티지 콘센트

아쉬웠던 것은 손님이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주문한 뒤 메뉴가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커피를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들어서 그렇다면 살짝 언급을 해주거나 안내문을 붙여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커피도 맛있고, 디저트도 맛있고 게다가 분위기도 좋은지라 어느 한 곳 흠잡을 데 없이 좋은 카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안에 이런 카페 하나 있으면, 그 동네 주민은 꼭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겠다는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카페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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