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이담 Jan 02. 2023

도움과 민폐

한 끗 차이

“민폐 끼치지 않으려는 고운 마음의 소유자”


인스타에서 이런 표현을 봤는데 바로 내 남편이 생각났다. 남에게 뭔가 피해가 끼쳐지지 않을까 항상 조심하며 대비하는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다. 그런가 하면 나는 ‘어떻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살 수가 있나. 내가 폐 끼치기도 하고 남이 폐를 끼치기도 하면서 사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닥 대비 없이 행동하는 스타일이다. 둘을 비교하자면 이렇지만 사실 나도 남에게 폐 끼치면서 사는 스타일은 아니다.


우리 부부의 지인들 중 정말 신기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에게는 뭔갈 부탁해도 거의 거절하는 법이 없고, 자기의 능력 안에서 성심껏 도와준다. 그래서 그 사람의 부탁이라면 우리도 서슴지 않고 돕게 된다.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이 이상하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다. 신기했다.


‘정말 신기한 사람이다.’


우리끼리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 특히 도움 요청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남편이 여러 번 이 분에게 몇 가지 조언과 지인 소개를 받을 일이 있었는데 그 경험을 하고 나서는 이 분의 이런 점이 더 경이롭게 느껴졌다. 이분도 우리에게 리뷰를 남긴다거나 하는 아주 사소한 부탁이나 요청을 하셨는데, 우리도 너무나 흔쾌히 이 요청들을 받게 되었다. 요청하는 태도에도 비굴함이나 불쾌함이 없고, 요청의 크기가 적절해서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이 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분에게 타인을 향한 도움을 주려는 마음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쉬운 거라고. 민폐와 도움 사이에는 결국 ‘남에게도 응당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음’이 있었다는 걸 이 분을 보면서 배웠다.


내일 내가 일하는 일터에서도 내가 이런 마음을 품으며 살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니 일 내 일 구분에 질려버리지 않고, 기꺼이 남을 돕는 마음을 내가 낼 수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띠딕, 45,030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