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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Feb 15. 2023

파도 속에서 균형을 잘 잡으려면

본질은 늘 하나

회사 생활이 파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밀려오다가도 쓸려 내려가버리는 그런 일들이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손에 무언가가 주어질 거라며 기대하던 나는 이제 손에 아무것도 쥐지 못한 상태다. 몇 년 넘게 해 왔던 일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구나 생각하니 허무하기도 하고, 살짝 우울한 감정도 있었지만 ‘원래 그렇다.’라고 생각하고 나니 정말로 거짓말처럼 괜찮아졌다. 그간 최선을 다해와서 이런 느낌이 든 것 같다. 다행이다.


회사에서 지내면서 여러 가지 소리를 들었다. 소위 ‘라인’을 잘 타라며 사내 정치를 적극 권유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정치력이 출중하지 못하다. 입사 초기에는 눈치가 없어 어버버 하다가 이제는 회사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회사의 질서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주변 사람들이 많아지니 듣는 이야기가 풍성해졌다. 사내 정치까지는 아니어도 분위기 파악 정도는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이런 내게도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일이다. 난다 긴다 하던 사람이 순식간에 회사에서 사라지는 일들을 보면서 느낀 거다. 붙잡은 사람은 떠날 수 있어도, 일은 그리 쉽게 나를 떠나지 않더라. 일만 잘 붙잡고 있다면 마치 폭풍우가 심하게 부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작은 배의 키를 꽉 쥐고 있듯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어떤 상황이든 말이다.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지만 다시 한번 내 믿음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어느 순간 폭풍우가 지나가고, 잔잔한 물결 위에 내 몸을 맡긴 채 휘파람을 불 날이 올 지도 모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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