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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포인트 적립

참으면서 배우는 사회생활

by 서이담

“휴 열받아…”


요즘 나와 옆자리 동료가 늘상 하는 말이다. 우리는 거의 매일같이 열받는 일을 마주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어서이다. 움직이는 물체가 속력을 높이면 더 높은 마찰열을 받듯이 일도 그러한 것이다. 속력을 높여 나아가고 있는 때라 그런지 안팎으로 더 뜨거워졌다.


열받는 일은 대체로 이런 일이다. 우리와 함께 나아가고 있는 팀들이 있다. 그 팀과 합을 맞추어 가는 중에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부딪치게 된다. 가끔은 누군가 내게 화를 낼 때도 있다. 예전 같으면 울거나 똑같이 화를 냈을 텐데 요즘은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그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 이럴 때도 있다. 이렇게 나가려고 하는데 윗사람이 의견이 다른 경우다. 그럴 땐 윗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설득하는 작업도 함께 한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지시사항을 받을 때도 있다. 자기 말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면서도 윗사람이 고집을 피울 때도 있다. 그땐 확 짜증이 나지만 참는다. 같이 화를 내거나 고집을 피우는 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이런 일이 너무 많이 반복되다 보니 머릿속이 과열되어 잠이 안 왔다.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엄마가 이런 말을 하셨다.


“같이 화를 내지 않으면 결국은 네가 이기게 될 거야. 화를 낸 그 사람도 다음에 너한테 뭔가를 부탁할 일이 생길 거거든. 그때 네가 우위에 서게 되는 거야.”


아.. 이건 마치 포인트 적립 같은 거였다. 참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참는 게 이득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 안에 사리가 쌓여가는 느낌은 든다. 하…돈벌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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