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이 내 탓이라고 주장했던 이유는?
일을 하다 보면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아니 솔직해지자. 나도 남 탓을 할 때가 많다. 돌아보면 결국 내 실수나 무지함, 무관심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도 많다. 그런데도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나는 먼저 내가 아닌 남을 탓하며 나를 방어하고 싶어 진다.
이럴 때 남 탓을 하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타인이 남 탓을 하면서 자기 잘못을 무마시키려 할 때 나는 과연 어땠는가.
‘아…저 사람 또 저러네. 그러면 뭐가 달라져?’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게 맞는 거야? 결국 본인 잘못이면서.’
‘못났다. 못났어.’
나는 이런 생각들을 했다. 만약 내가 그 사람들과 똑같이 남 탓을 한다면 나도 그런 내 생각을 받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고 싶은가?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해야 하는가? 그렇다. 후 하고 한숨을 한 번 내쉰 뒤 재빨리 사과를 한다.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네요.”
”다음에는 이러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
말하기 전까지가 어렵다. 내 못난 모습이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해야 하니까. 말하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붉어졌던 얼굴이 개인다. 인정하기가 어려운 거지 사실 별 거 아니다. 잘못할 수도 있는 거다. 그걸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내 가치를 결정하는 거다.
아…그래서 김수환 추기경님이 내 탓이오 운동을 펼쳤나 보다. 남이 아닌 나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