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마음이 편하다
요즘 서운한 일들이 많았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귀찮아하는 일이 내게 많이 떨어졌는데 그럴 때마다 입이 비죽 튀어나왔다.
‘왜 나만 이렇게 일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에도 그 일이 ‘내게로’ 왔음에 불만이 쌓였다. 화살은 남에게 향했다. 그리고 자기 연민에 빠졌다. 감정이 깊어지고 너울졌다. 피로감과 짜증이 쌓였다. 한 주가 지나 교회에 갔다. 그날의 설교 말씀은 이랬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마태복음 23:11 KRV
솔직히 처음에는 화가 났다. 큰 자가 섬기는 자라니. 세상은 그렇지 않지 않은가. 모두들 큰 일을 해서 더 높은 지위에 가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은가. 이런 허드렛일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내가 해야 하는 거지? 그러다가 결론을 내렸다.
‘에이 밑져야 본전이지. 한 번 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오늘은 넉넉히 베풀어 보기로 했다. 눈에 보이는 일들을 하고, 티 내지 않으려 애썼다. 남들보다 잘 나는 걸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남을 돕는 일에 가치를 둬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걸 알리지 않으면 내게 점수를 줘보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씩 일들을 해보니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조금씩 녹는 게 느껴졌다. 수동적이기보단 적극적으로 누군가를 도우려 할 때 마음이 더 편했다. 신기하게 그랬다.
손해를 본다는 마음보다는 기꺼이 돕는다는 마음을 먹는 게 건강한 것 같다. 큰 사람이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게 마음이 편하다.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