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건 사람뿐
오랜만에 예전 팀 사람들을 만났다. 팀이 없어지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언 7개월이 넘게 메신저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알음알음 정보를 주고받고 있었다.
“언제 한 번 봐요!”
“그러자.”
이런 안부 인사만 남기고 정말 만나지는 못했었다. 뭔가 아쉬웠다. 한창 바쁜 일도 끝났겠다. 한 번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 한번 만나요! 되는 시간 투표할게요! “
총대를 메었다. 회식이라면 질색팔색 하던 나였다. 그런데 정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불도저처럼 모임을 만들고, 식당을 예약했다. 그리고 드디어 디데이가 되었다.
예전에 그 느낌이 났다. 울고 웃고 싸우고 했던 사람들이었다. 왜 울었는지, 왜 싸웠는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냥 만났다. 그리고 예전의 추억과 지금의 근황을 나누며 서로 반가워했다. 회식이 끝나고 자리를 옮겨 지금 가지고 있던 고민거리를 털어놓기도 하고, 고민상담을 진지하게 하기도 했다. 농담도 하고, 괜히 소리도 질렀다. 행복한 날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회식 비용을 정산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다들 이런 답장이 왔다.
“이담님, 이런 모임을 만들어 주어서 고마워요.”
“이담님, 다음에는 제가 모임 만들게요. 오늘 감사했어요.”
“고맙소!”
나는 그냥 보고 싶어서 보고 싶다고 하고, 만나고 싶어서 만나자고 한 거였는데 다들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감사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그때 했던 일보다, 그때 하지 못했던 성공보다, 이런 인간관계와 추억들이 남아있음에 참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