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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담 Feb 14. 2024

가려주는 사랑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을 생각하다.

오늘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다. 상술인 줄 알면서도 집에 가는 길 편의점에 들러 초콜릿을 하나 산다.


‘후후 좋아하겠지.’


따뜻한 마음이 든다.


며칠 전 남편이 작은 실수를 했다. 당황해 허둥대는 남편을 보는데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연애 기간까지 합치면 10년 정도의 세월을 함께 해 왔다. 그동안 나도 볼 꼴 못 볼 꼴 참 많이 보여줬다. 멋진 모습도 있었겠지만 분명 견디기 힘들거나 실망스러운 모습도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그 모든 나의 모습들을 묵묵히 지켜봐 주고 흠이 있다면 가려주었다. 내가 남편의 실수를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건 모두 남편이 나를 그렇게 기다려주고 사랑해 주었기 때문이리라 믿는다.


나도 남편의 허물을 보듬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렇게 사랑으로 크고 있으니 아직 희망은 있나보다. 활활 타오르진 않지만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랑이 우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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