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백수생활의 마지막 날
"아~~ 오늘 방학 끝이야."
아이가 오늘 이런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는 5월 1일부터 시작해서 학교 재량휴업일이 쭉 이어진 봄방학을 보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오늘은 아이의 방학 마지막 날일 뿐만 아니라 3주 하고도 이틀 정도의 내 백수생활이 종지부를 찍는 날이기도 하다. 내일부터 출근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백수생활이 시작되기 전 내가 목표했던 일들과 목표했던 일들을 어떻게 성취했는지를 한 번 방학숙제처럼 적어보려고 한다.
1. 친구들 만나기
- 중학교 친구부터 고등학교 친구, 대학 선후배, 회사 동료들 등등 목표했던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무척 재미있었다. 지금도 소소하게 만났던 일들을 생각하니 빙그레 웃음이 난다. 쉬는 동안 제일 잘했다 싶은 일이다.
2. 입사를 도와준 이들에게 한 턱 쏘기
- 기쁜 마음으로 입사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한 턱 쏘았다. 사정 상 만나지 못한 분들에게는 기프티콘을 보냈다. 기회가 된다면 그들에게도 꼭 도움이 되어 주고 싶다.
3. 가족여행
- 강릉과 일본으로 두 차례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소소했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4. 나를 위한 선물 사기
- 처음엔 명품을 사려고 했었는데 막상 명품 샵에 가서 사고 싶었던 물건을 보니 별로 사고 싶지가 않아 졌다. 하지만 출근할 때 필요한 옷과 여러 가지 용품들을 구매했고 앞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필요한 것들이 생기면 더 사게 되지 싶다.
5. 카페, 도서관, 영화관 많이 가기
- 영화관은 파묘를 보러 딱 한 번 갔다. 그리고 카페 도서관에 자주는 갔다. 그런데 아이의 등하교 시간을 맞추느라 많은 시간을 거기 머물러 있진 못했다. 그래도 업무 연락없이 온전히 나를 위해 쉬었던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6. 친구들이랑 나들이
- 즐거운 모임을 가졌다. 연희동 일대를 친구 몇 명과 나들이했는데 너무 즐거웠던 기억이다. 성공.
7. 아이 잘 케어 가능한 환경 만들기
- 이게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의 학교와 방과 후 활동, 학원 스케줄을 요일별로 짜두고 아이에게 여러 번 주입시켰다. 혼자 학교에 가는 연습도 마쳤다. 무엇보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께 아이를 봐달라고 부탁드렸다. 아무래도 새로운 직장에서 적응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는 아이를 온전히 케어 가능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8. 그 밖에도 고관절 통증을 치료한다고 꾸준히 물리 치료도 받아보았다. 꾸준히 받은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3주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았는데 또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참 알차게도 잘 보냈다. 이래서 선생님이 방학 때는 꼭 일기를 쓰라고 하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