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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 덜고 애틋함 더하기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by 서이담

출장 일정이 거의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열정이 가득한 채 비행기를 탔던 기분은 까마득해진 지 오래다. 하루하루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피로와 함께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초등학생 장꾸가 된 뒤 엄마를 좋아한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낸 적 없는 아들도 어제 시어머님께 엄마가 보고 싶다고, 사실은 엄마를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짜식. 그래, 나도 네가 나 좋아하는 것 알고는 있었다.’


밖에 나오니까 가족과 영상통화도 자주 하고, 잠이 오지 않는 때에는 핸드폰에 저장된 어마어마한 아이의 사진을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시간 순서대로 돌려본다. 넷플릭스를 보고, 책도 봤지만 결국은 아이 사진으로 돌아간다. 가족이 짱이다.


우리 가족은 모두 서로의 익숙함에 가려져 잊혔던 애틋함을 깨닫고 있다. 그래. 그건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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