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범하는 불안, 사수하는 기쁨

불안과 걱정을 만났을 때

by 서이담

아이가 친정에 갔다. 평소에 아이를 봐주시던 어머님이 여행을 가셔서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시기로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 부부도 잠시동안 육아에서 해방이 되었다.


해방 첫날, 자려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 쇼츠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곧 있을 회사 일에 대한 걱정이 뭉게뭉게 일어났다.


‘왜 또 나야?’

‘잘 될까?’

‘힘들겠다.’

‘하기 싫다.’


등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마음속이 어지러워 갈피를 못 잡은 지 한참. 거실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남편을 불렀다.


“남편. 마음이 좀 심란하다.”


남편은 이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힘이 되는 응원과 남편 나름의 위로와 함께.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거 다 닥치지 않은 일이잖아? 그리고 난 지금 모처럼 아이 없는 자유부인이 아닌가?’


나는 지금 충분히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불평불만으로 채우고 있는 거였다. 이런 비효율이 어디 있는가.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절대 뺏기지 않아야겠다 마음먹었다. 오늘 누릴 수 있는 기쁨은 모조리 누리리라.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부정적인 감정들에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해방 둘째 날을 맞았다. 같은 하늘인데 나는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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