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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니레아 Apr 04. 2024

아이에 대한 기대감이 없습니다.

나는 독서하는 아들 둘 워킹맘입니다. No. 5

기대감 =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심정


내 아이는 나와는 좀 달랐으면, 내가 아이를 정성으로 케어하고 있으니 아이가 잘 자라겠지. 하는 마음

아이가 점점 더 클수록 걱정과 함께 커가는 기대감이지요.

기대감이라는 단어 뜻을 찾아보니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하더군요.

내가 아이에게 투자하는 만큼 아님 그보다 더 좋은 효과가 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히 들 수밖에.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빠르면 5세부터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기본적인 교육과 보육기관을 벗어나 사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태블릿 학습지, 종이 학습지부터 태권도, 미술학원, 어학원 등등

선행학습, 조기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여력이 되는 데로 아이에게 많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 하게 되지요.


아이 친구 엄마들이나 비슷한 연령대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하나둘 묻더라고요.

아이 따로 뭐 시켜요?라고요.

전편에도 얘긴 했듯이 저는 어린 시절 남들 다하는 사교육을 다 해봤었어요. 교육열이 남달랐던 부모님 덕분이었지요. 투자 대비 수익은 글쎄요.... (부모님은 속으로 많이 속상하셨을 거예요 ㅎㅎ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났었다면 지금처럼 평범한 직장인은 아니었을 거예요)

그렇다 보니 제 개인적으론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안 시키고 싶더라고요. 꼭 남들 하는 거 다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생각 들기도 했고요.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조금 빡세게 공부시키는 것도 한몫했고요.







어느 날이었습니다.

어린이집 전담 영어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어머니 00이가 영어에 흥미도 많고 실력도 좋아서 따로 심화 교육할까 하는데 어떠세요~?"라고요.

어린이집 아이들 중 영어실력이 있는 아이들을 몇 명만 뽑아서 따로 소그룹 교육을 제안한 거였죠.

수강료도 어학원이나 과외 대비하면 엄청 경제적이었고요.(주변 엄마들과 관련 학원들을 찾아보니 많이 저렴하더라고요!)

평소에 아이가 영어에 대해서 많이 얘기한 것도 아니고 몇 개의 단어를 아는척하는 게 다였기에 바로 결정하기가 싫더라고요.

"선생님, 아이랑 얘기해 보고 결정해도 될까요?"라고 했지요.

"예? 괜찮은 조건인데 아이에게 물어보신다고요?"

선생님은 당연히 할 거라고 생각하셨는지 이렇게 괜찮은 조건인데 생각해 보신다고요??라는 뉘앙스로 얘기하시더라고요.

아이 의견이 중요했습니다. 아이가 생각을 얘기 안 하는 나이도 아니었고 먼저 아이가 하고 싶어 해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아이에게 물어보니 "응! 나 영어 잘하고 좋아해 하고 싶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엄마는 네가 하고 싶고 결정한 거니 만약 숙제나 해야 할 과제가 있으면 스스로 해야 해~라고 했고 아이가 응! 할 수 있어!라고 하기에 특별 그룹수업을 신청했답니다.

주 2~3회 수업이었고 그때마다 간단한 과제가 늘 있었지만 아이에게 숙제가 있다고 얘기했을 뿐 도와주진 않았어요.

모르는 게 있으면 비워두고 선생님께 직접 물어보라고 했고

배웠던 것을 물어보면 뭐라 한다기에 초등 단어사전 사주곤 찾으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1년을 하니 토셀 기본 레벨 상위 점수받아오더라고요.

1년을 잘 해온 아이가 대견했고 포기하지 않은 데다가 좋은 성과까지 있어서 대단하다 했었습니다.


아이는 다음 해에도 그룹수업하기를 희망했고 주저 않고 바로 신청해 주었지요.

물론 과제와 스스로 할 부분에 대해서 확답을 받았고요.

한 학년이 올라가서 그런지 아이가 조금 버거워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책 내용을 봐도 이건 원래 나이대에 하는 교육이 아니다 생각 들었거든요.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좋아서 레벨을 좀 높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눈으로 봐도 이건.. 어려운 게 맞다 생각 들었는데도 아이는 힘겨워하면서도 어떡해서든 따라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1년을 꾸준히 공부한 결과는 중상위권으로 나오더라고요.

아이에게 엄마가 봐도 너 나이로 하기엔 어려워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잘 해내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고 잘했다고 했어요.

아이도 뿌듯해하더라고요.


초등학교 들어가면 끊어질 수밖에 없기에 따로 공부방 수업을 제안하셨었어요.

또 똑같이 아이에게 영어 수업 더 받겠냐고 물어보니 "다른 곳에 가서 해보고 싶어. 다양하게 배워보고 싶어"라고 하더라고요.

정중하게 거절하고 지금은 하지 않고 있어요.


아이의 영어실력은 어떻냐고요?

글쎄요... 집에선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들어본 것 같아요. 물론 공부해 온 책을 보면 알고선 얘기하긴 했지만요.


2년 공부한 거 아깝지 않냐고요?

글쎄요... 아이 스스로가 더 잘 알지 않을까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물어봤겠지요

영어 공부하고 싶다고요.


아이에 대해 기대감이 없다고 했지요.

저는 아이가 결정하고 즐겁게 공부했으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비용 지불이 되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가 즐거워하고 재밌어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초등학교 입학하고 방과 후 학교 과목들 중 창의 한자가 있더라고요.

아이는 한자를 어린이집에서 했던 터라 좋아하기도 해서 무조건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8급, 7급은 자격증이 있기에 6급을 따로 준비할 생각이었습니다. 같이 치러 가려고 했지요.

그런데 러키! 창의 한자 수업이 있는 거예요. 하고 싶다는 아이 한자 공부했으면 하는 저의 마음이 합쳐져서 바로 신청했더랬지요.

선생님이 따로 연락 오시더군요.

"어머니 창의 한자수업 신청 감사합니다. 지금 한자급수 몇 급 생각하시나요?" 물어보시더군요.

한자수업 난이도를 정해서 하실 모양이었나 보더라고요.

"8, 7급 있어서 6급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한자 첫날 수업 끝나고 선생님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니~ 6급 준비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테스트해 보니까 모르는 한자가 많아서 8급부터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요? 처음부터 차근히 다시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그렇게 지도해 주세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고 통화 끝내니 아이 한자 레벨테스트 지를 보여주시더라고요. 보기에도 빈칸이 많더라고요.

한자검정 문제지에선 거침없이 정답만 적었던데 중간중간 빈칸이 있으니...ㅎㅎ

그날 하교하고 아이가 "엄마! 나 한자 재밌어 8급 진짜 쉬운데 그것부터 한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 00이는 아는 한자가 많아서 쉽게 할 수 있겠다 다시 배우는 것도 좋지 재밌겠다!"라고 하곤 지지해 주었어요.


아이에게 기대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기대감이 무너졌다는 생각에 아이에게 실망감을 줬을 거예요.

하지만 아이이기에 배워온 것보다 배울 것이 더 많은 나이이기에 배웠다 하더라도 어떻게 보면 더뎌 보이더라도

아이가 즐거워하고 재밌어하면 된 거 아닐까요?


아이에 대해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자고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재밌어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어린이집에선 한자 너무 잘한다고 칭찬받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선 한자 처음부터 다시 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수 있지요~ 저도 여러분도 배웠던걸 다 기억하진 않잖아요 다시 배우면 뭐 어떤가요

아이가 느리다고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투자한 만큼 성과가 없더라도 아이가 즐거웠다면 재밌게 배웠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보자고요.






아이가 꾸준히 그리고 재밌게 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랍니다.

조금은 내려놓고 행복하게 미소 짓는 아이를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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