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니레아 May 08. 2024

미라클 작전 기억나시나요?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 김영화 지음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아프간 난민과 함께한 울산의 1년


대체공휴일 덕분에 만끽한 어린이날 연휴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야 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빨간색으로 변한 월요일에 워킹맘인 저도 신나는 연휴였지요. 연휴를 핑계 삼아 습관처럼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책이랍니다. 제가 어릴 적엔 외국인을 잘 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큰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에서도 작은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우리나라로 이민 와서 정착한 분들의 아이들이 친구로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이 남다르게 보이더라고요.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바로 대출해 읽어봤습니다. 미라클 작전으로 우리나라에 정착한 아프간 난민이야기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완독해 기록해 봅니다.









미라클 작전


다들 기억하고 계시지요.

2021년 8월 24일부터 8월 27일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대한민국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국내로 이송한 작전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했던 미군이 철수하고 얼마 안 되어 탈래반이 점령했더랬지요. 한국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의 구조 요청으로 시작된 미라클 작전... 원조를 받던 나라가 다른 나라의 국민을 구하는 국가로 우리나라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컸던 일이었지요.

가족단위의 구성이었고 아이들이 많았기에 엄마로서 더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입국당시 외교부에서 아이들에게 선물한 인형들을 안고 입국하는 장면을 보면서 제가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더랬죠.

입국 후 진천 숙소에 입소한 것으로 잘 정착하길 하는 마음과 무사히 도착했구나라는 사실 확인만으로 저의 기억은 끝이 났지만 그 뒤에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했더라고요.


난민이었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기여한 분들이라는 의미로 아프간 특별기여자로 온 분들에 대해 보복과 다양한 이유로 정착지의 극비였던 터라 통보 형식으로 받은 울산시와 시민들 간의 이야기가 제목처럼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라고 하실만하더라고요.







저자는 가자님으로 아프간 가족들과 함께한 울산의 1년을 미화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아프간 난민의 울산 1년의 정착 이야기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아프간 난민들의 울산으로 통보되고 이주하게 된 이야기를

2부는 가족단위로 아이들이 많다 보니 한국 정착을 위한 공교육에 대한 갈등과 함께 살아가야 할 주민들의 갈등을 다루었고

3부는 1년 후 울산의 경험과 우리가 난민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주 배경 인구가 전체  인구의 5퍼센트를 넘으면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분류된다고 해요.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이 다문화 국가가 되는 시기가 멀지 않다고 하더군요.

2023년 9월 현재 한국의 장단기 체류 외국인이 251만 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89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하니까요. 43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등록 체류자를 포함하면 5.7퍼센트로 이미 다문화 국가인 셈이라고요.

이주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결혼 이주민과 이들의 자녀가 '새로운 한국인'을 구성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정착과 공존은 한국 사회에서 낯선 단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부터도 낯설고요....)









갑자기 아프간 특별기여자 157명을 받게 된 울산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 교육"이라는 철학을 내세운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이신 고 노옥희 교육감님의 필두로 이루어진 아이들의 적응과 교육

덕분에 한국어 교사부터 장애인 돌봄 교사, 여건 개선 교사, 통역사 등 지원인력은 90명

울산시 교육청 예산으로 25억 7600만 원이 쓰였고, 나중에 교육부가 특별교부금 18억 7000만 원을 지원했다고 해요. 교육청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학부모님의 반대가 계속되었음에도 한 아이라도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설득에 설득을 이어갔고

첫 등교날인 3월 21일 교육감님은 아프간 아이와 함께 첫 등굣길에 오른 일 이후로 갈등은 점점 줄어들었다고 해요.


한국 사회는 외국인 학생이 3퍼센트가 넘는 다문화 국가입니다.

우리가 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결국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어떤 대접을 받느냐와 관계가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다문화 가정의 학생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것으로 추진되었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는 강요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아프가니스탄과 이슬람 문화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해하는 게 병행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이슬람이 전 세계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한 문화권인데, 그 문화에 대해 우리가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낯선 데 가거나 낯선 이들과 서로 접촉해야 새로운 배움이 일어납니다. 서로 같은 사람들끼리 있으면 배움이 안 일어납니다. - 노옥희 교육감








"어떤 갈등이든지 현장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장영복 팀장


이처럼 아프간 특별기여자의 정착을 위해서 힘써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집필해 놓았는데

그 먹먹한 상황과 갈등, 그리고 서로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모습을 글로 보기만 했는데도 생생하게 느껴지더군요.

각 내용마다 기여하신 분들의 에피소드와 아프간 가족의 정착에 대한 인터뷰를 볼 수 있었어요.


아프간 가족의 정착에 발 벗고 나서서 '아프간의 아버지'로 불린 김창유 현대중공업 동반성장지원부 책임

아프간 학생들의 정착 지원을 맡게 된 교육협력담당관실 대외협력팀의 장영복 팀장님과 김정헌 주무관님

이주민 교육과 상담의 노하우가 있다는 이유로 난생처음 난민 지원 업무를 맡은 울산 동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이정숙 센터장님

아프간 가족과 한국 가족이 만나는 '함께 하다' 프로그램을 기획하셨어요!

아프간 특별기여자 정착 지원 사업 전담 사회복지사 김지수 님

아프간인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한 분인 김재현 통역사님

아프간과 이슬람 문화에 대해 낯섦에 대한 두려움을 교육으로 극복해 주신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이수정 교수님과 박현도 교수님

특히 박현도 교수님은 아프간 아버지 분들을 모시고 한국 정착에 대해 현실적인 얘기를 가감 없이 얘기해 주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혹시라도 아버지들이 강의 내용에 불만을 품어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갈까 봐 걱정되셨다고....


"유럽을 포함해 많은 국가의 난민 정책은 원칙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안 받는 것이에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고 유럽 국가들이 강도 높게 국경을 단속했어요.

왜냐하면 난민을 받는다는 게 그 나라 정치인으로서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죠. 세계 어떤 나라도 난민 받아들이는 걸 좋아하는 국민은 없어요 그런데 정말 특이하게도 아버지들이 한국에 온 것은 아주 환영받았어요.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약속한 게 있기 때문이에요. 아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요."


"아버지들 회사에 가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노동자분들이 계시죠. 그분들에게 '네 비자하고 내 비자하고 바꾸자'하면 아마 당장 그러자고 할 겁니다. 저는 지금이 엄청난 기회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 기회를 잘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국적을 취득하려면 경찰 기록이 없어야 해요. 아내 또는 자녀를 때렸다거나, 때리지 않았어도 경찰이 출동한 일이 있었다든가 하는 기록이 없어야 한다는 거예요. 한국은 여성의 능력과 지위가 높은 사회입니다. 그러니 딸들을 더 많이 밀어주세요."








아프간 속담 '손님을 사랑한다'


아프간 속담엔 손님을 사랑한다는 표현이 있다고 해요. 그만큼 접대에 진심인 민족이라고 하더라고요.

아프간에 계속 살았다면 자연스럽게 꿈꾸고 이루었을 일을 한국에선 처음부터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인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 정착을 위해 투입된 많은 분들의 노력과 아프간 특별기여자 분들과 서로 간의 노력이 없었다면 정착이 과연 이렇게 진행되었을지 생각하게 되더군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면서도 정착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에 대한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터진 대구 복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사건....

정치와 행정이 일관된 태도로 고수하는 사이 노골적인 표현이 오가며 감정이 격앙되어 갔다고 해요.

각 기관과 사람들이 제구실을 하면 다문화 사회의 예기치 못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울산의 시도가 보여준다고 하는데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아름다운 공간을 저희에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괜찮다고 하면서도 반대 여론을 몸으로 느꼈을 텐데 이렇게 잘 적응했다고 하시더군요.


2021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 입학 관련 경과 사항을 표로 기록해 주셨는데 정착하기 위해 긴박했고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신 게 눈이 보이더군요.

많은 예산을 난민지원에 투입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에 이정숙 다문화센터장님께선

"언어 지원은 적응 지원의 첫 단계입니다.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사회적 갈등이 커지면 더 큰 비용이 필요해요. 그걸 생각하면 초기 비용이 훨씬 쌉니다."

취업해서 세금을 내게 할지, 계속 국가의 보호를 받게 할지의 문제라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저출산과 경제활동 인구 감소의 해결책으로 이주정책을 거론하더군요.

이 책은 난민에 대한 내용이지만 우리나라에 정착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날을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미래를 먼저 경험한 울산시 덕분에....^^




삶과 책을 페어링해드립니다.

Pairing Life with Books by @book.noon_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