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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니레아
Jun 07. 2024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
평범하게 사는 네가 부러워_14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내 시간을 가지는 걸 마음대로 못 하게 된다.
예전엔 근무시간 제외하면 모든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내 시간을 가지려면(마련이라고 하는 표현이 맞겠다...)
아이의 컨디션을 고려해야 하고
아이아빠와 스케줄 상의를 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집 밖에서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일부러 가지는 건 손에 꼽는다.
내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으니 내 시간을 가지는 것에 우선순위가 늘 밀리기 때문이다.
이건...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내가 엄마라서 그런 것도 아닐 테고 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며 가족을 꾸란이상 나만 생각해서 시간을 사수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를 완전히 내려놓고 사느냐... 그건 또 아니다.
아이엄마, 아내, 며느리이기 이전에 나라는 내가 존재하기에 본캐가 단단해야 부캐들이 안 흔들리므로
본캐를 어떻게 서든 건강하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나로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려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니
내가 진정하고 싶은 게 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덕분에 책이 눈에 들어왔고 독서하기 시작한 거다.
직장인으로
아내로
아이엄마로의 모습을 벗어나 나만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1년에 100권 정도 읽는 나로 살게 된 것이다.
1년에 100권 정도면 한 달에 8~9권 정도 읽어야 한다.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다는 게 쉽지 않다.
독서라는 게 시간이 나서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야 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과연 독서할 시간을 어떻게 낼 것인가 생각했다.
마침 근무유연제라는 제도가 있어서 큰아이 등교시키기 위해서 그 제도를 활용 중이었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출근시간가지 20분 남짓의 시간이 늘 하는 것 없이 보내는 게 새삼 아쉬운 찰나였다.
회사 바로 앞 카페가 있었고 거기에서 공허한 20분을 꽉 찬 20분으로 채워나갔다.
20분이라는 시간이 독서하는데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게 아까워 지금도 꾸준히 독서로 채우고 있다.
그러다 하루 20분... 너무 적다 생각한 찰나였다.
나는 출퇴근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편도 1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바깥을 보며 이어폰에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이동한다.
이 아까운 시간을 독서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무작정 책을 펼쳐서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독하게 차멀미가 심했는데 버스는 특히 더 심했다. 차체가 높은 데다가 승차감도 제로고 이리저리 많이 흔들리니 멀미가 올 수밖에 없으니.. 책 읽는 건 엄두가 안 났다.
그런데 멍하니 노래 들으며 창밖을 1시간 동안 보는 게 얼마나 아깝던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보자 싶었고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무작정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읽은 지 5분도 안된 것 같다..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기 시작했다. 책을 더 읽으면 사단이 날 것 같아서 바로 책 덮고 눈감으며 진정시켰다.
처음엔 속상했다.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속이 뒤집어지니 버스에 내리고 나서도 종일 속이 난리였다.
그러다 멀미하는 내 몸 때문에 독서를 못하니 속상했다... 시간이 그래도 너무 아까운데 모든 상황에 적응하는 몸을 믿고 멀미 나도 해보자 생각했다.
책을 펼치고 읽다가 멀미 나면 덮고 눈감고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고
괜찮아지면 또 책 펼쳐 읽고 멀미 나면 진정시키기를 반복했다.
힘들 거라 예상은 했지만 어질거리는 머리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집으로 가는 출퇴근길은.. 역대급으로 힘들었다.
그러다 며칠 몇 주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몸이 차츰차츰 적응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독서몰입을
할
수
있었고
바깥경치를
구경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매일 출퇴근 버스는 고개 푹 숙이고 조는 시간, 의미 없는 시간이었다가
이제는 출퇴근 시간이 너무 즐겁고 독서몰입하는데 최적의 시간이 되었다.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
시간을 내야만 하는 독서...
무의미했던 출퇴근 시간을
독서를 통해 나만의 시간을 바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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