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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니레아 May 31. 2024

엄마! 친구가 결석했어요.

평범하게 사는 네가 부러워_13

입학하고 하루도 안 빠지고 등교하던 어느 날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엄마! 가정현장학습이 뭐예요?"

엉?? 그게 뭔데? 엄마도 모르겠는데?

친구가 학교 안 와서 선생님께 물어보니 그렇게 얘기하던데요? 내일까지 안 온데요!

그래?? 엄마도 모르겠는데 한번 알아볼게! 하고 넘겼던 일화...

알고 보니 학교장허가 교외현장체험학습을 말하는 거였다.

친구는 그걸 내고 며칠 결석한 거였고!! 안 그래도 학기 중에 여행 갈 일이 생기게 될 때

어떤 서류를 내면 출석인정 해 준다곤 들었는데 알고 보니 이거였더랬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쓰는 용어들 중에... 개근거지라는 단어가 있다.

말 그대로.. 어디 가지 않고 개근한 아이들을 두고 거지라고 하는 거였다.

이게 무슨 거지 같은 말인가....

나 때에는 개근상 받는 게 꿈이자 목표였는데!!!!!

몸이 아파도 어떻게 서든 개근상 받으려고 학교 가고 그랬는데... 이제는 개근하는 아이들을 보고 놀리다니....

친구가 교외현장체험학습 갔다는 말에 바로 그 단어가 떠올랐다.

입학한 지 두 달 남짓인데 쓸 수 있구나!! 나 때와는 다르게 결석이 많이 자유로워졌구나 하는 생각에 들었다.


문제는 울아이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나한테 현장학습을 알면서도 물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아이와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보여줬던 장소가 있긴 했다.

나도 아이도 책을 좋아하기에 지역 도서관을 종종 방문하곤 하는데 서울에 별마당 도서관을 보고선 내가 너무 좋아서 아이랑 꼭 가겠다 싶어 보여줬었기 때문이다.

아이도 보고 가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 자주 묻곤 했다.

"엄마~ 서울에 도서관 언제가? 나 가고 싶어..."

그때마다 어린이집 졸업에 초등학교 준비에 차일피일 미뤄져 버려서 입학하곤 시기를 놓쳐서 언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친구가 결석한 걸 보고는 그걸 염두하고 얘기한 거였다.


마침 신랑이 평일날 연가 낸다고 했다.

신랑에게도 도서관 얘기한 터라 마침 잘되었다 싶었다.

당장! 가자!

너는 학교 째고!

엄마는 회사 째고!

서울 당일치기 여행 가자! 테마는 책이다!!!


대략의 코스를 정하고 바로 기차표를 예매했다.

교외현장학습을 쓸 차례가 되었다.

목적지는 서울!

목적은 도서관 탐방 및 서점 견학

학습계획

1. 여행장소: 별마당 도서관, 교보문고 강남점

2. 학습계획: 도서관의 모습을 경험하고 독서에 대한 견문을 넓히고자 함, 서울 중심의 서점을 견학하므로 우리 지역 서점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생각해 보고 읽고 싶은 책을 직접 찾아 구입할 예정

한 장짜리 쓰는데.. 책을 많이 읽는 나도 처음이라서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학교장허가가 떨어지고 여행 당일

아이는 많이 들떠있었다. 교통카드를 주고선 직접 찍고 다니게 하고

물과 간단한 간식도 챙겨서 힘들 때마다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늘 사진으로만 보던 장소를 직접 간다는 것에 아이도 나도 기대감 가득이었다.









드디어 방문한 별마당 도서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서울에 놀러 올 때면 외국인이 많다고는 느꼈는데 지구촌 사람들이 다 온 느낌이었다.

천장까지 가득한 책들 사람들은 사진 찍는데 정신없어 보였다.

아이도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압도적인 도서관의 분위기에 취해있었다.








말 그대로 도서관이니 아이는 바로 어린이책 서고에 읽을 책 찾기 시작했다.

나와 신랑은 아이가 책 읽을 만한 자리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빈자리 찾기는 힘들었고 채광 좋고 편한 자리를 계속 보면서 자리가 비길 기다렸다.

아이가 읽고 싶은 책을 골랐고 마침 좋은 자리가 비어서 잠시 쉬면서 책 읽었다.

나는 기차에서도 읽으려고 책을 챙겨갔던 터라 챙겼던 책을 읽었고

아이는 몇 권 고른 책을 사람들이 많든 적든 사진을 찍 든 말든 상관 않고 집중해서 독서했다.

신랑과 나는 이 상황에도 책에 몰두하는 걸보고 리스펙! 을 외쳤다...ㅎ

그리고 주말이 아닌 평일에 온 것에 다행이다.. 생각했다.










한 시간 반정도 지나니 아이가 책 다 읽었다고 서점 가고 싶다고 했다.

바로 교보문고로 갔다.

더 큰 광화문점을 가고 싶었으나.. 시간 때문에 가까운 강남점을 갔다.

역시나.. 아이는 바로 포켓몬 코너로 달려갔다. 그리고 한 권 골랐다.

그다음엔 요즘 꽂혀있는 그리스로마신화 책들 중 한 권을 골랐다.

나는 온 김에 둘째 아이도 보여줄 만한 책을 골라 사주고 싶어서 둘러봤다. 좋아하는 책들이 한가득 있으니 아이도 아이지만 내가 더 신났다.

고른 책을 바로 읽고 싶은지 빨리 계산하자고 성화였다.

마침 기차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서울역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자마자 책표장 지를 뜯어달라고 하고선 바로 몰입했다.

비록 만화책이지만 자기가 고른 책이다 보니 정신없이 읽고 있었다. 나는 바로 기절했고...ㅎ

그날 걸음수를 보니 17,000보.. 아이는 힘들지만 또 가고 싶다 했다.

하는 말이 별마당 도서관 한 곳 더 보여준 곳 언제 갈 거냐고....ㅎㅎ

곧 가자고 하고선 집에 무사히 도착했고 아이는 바로 떡실신했다.








당일치기 평일 여행...

주중 중간이었기에 다음날 바로 일상에 복귀하니 힘들었지만

아이도 나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교외현장체험학습 너무 괜찮다.. 왠지 요긴하게 잘 쓸 것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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