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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니레아 Feb 21. 2024

너는 머리가 좋은데 왜 안 하니

나는 독서하는 아들 둘 워킹맘입니다. N0.1


저는 교육열 강한 가정의 딸이었습니다.



또래 엄마들을 만나게 될 때면 아이 육아, 교육에 대해 정보 나눔과 토론의 장이 펼쳐집니다.

엄마로서 아이들에 대한 것들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

아이를 남보다는 부족하지 않게 내가 컷을 때보단 더 도움 될 수 있게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말입니다.

저 또한 아이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터라 의 생각을 조심스레 얘기하게 되더군요.

내가 가진 교육 가치관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어린 시절 부모님이 만들어 준 교육 환경을 얘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얘기를 해보자면....

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였습니다.

어린 시절 가정 재정상황은 모르겠으나 와 동생은 남부럽지 않게 풍족히 누렸습니다.

기억 속엔 하고 싶은 걸 못한 적이 없었습니다.

먹는 것 입는 것 등등 그만큼 자식에 대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주셨어요.

교육열에도 남달랐던 어머니는 남들이 하는 것들은 다 해니다.

(국영수사과 종합학원, 피아노 학원, 컴퓨터 학원, 집중력 학원, 가정학습지(장원한자), 개인 과외 등등)

책도 여기 좋다더라 저기 좋다더라 하면 전집으로 다 사줬습니다.

(그때 당시 위인전기가 유행이었습니다....)

열정 넘치는 어머니에 비해 저는 어머니가 하라는 데로 흘러가는 대로 수동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얘기시더군요.


"다른 아이들은 여기 보내달라 저기 보내달라 떼를 쓴다는데 너는 왜 어디 다니고 싶다 얘기 안 하는 거니."라고요.


그때 의 마음은.. " 하고 싶은 게 없는걸?? 있었으면 얘기했겠지!"


모든 사교육을 다했던 는 뭐.. 더 하고 싶은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내 의지로 결정해서 다닌 게 아니었으니까....

어머니의 결정으로 이미 등록된 곳도 많았으니....



그럼 성적은 어땠을까....?

기억 속에 남을 만한 성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니 없더군요..ㅎㅎ

학교에서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튀거나 이상한 행동 안 하는 그저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아마.. 어머니는 답답하셨을 것이다... 아니면 이렇게라도 하니 다행이야 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원 선생님이랑 상담할 때면 늘 하던 얘기가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머리는 똑똑한데 잘 안 해서 탈이에요...."


는 머리가 똑똑한 줄 알았고 똑똑한 머리 믿고 공부 안 하는 아이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 순간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똑똑하긴 무슨...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습니다.

(꿈도 확실히 없고 공부도 그냥저냥 하는 그런 아이...ㅎㅎㅎ)


집중력 학원에 다닐 때였습니다.. 아마 중학생 때? 인 것 같습니다.

제일 마지막 타임 수업에 갔다가 셔틀버스 타니 저녁 8시 넘어갔지요.

그 차엔 나를 포함해 몇 명 있었는데 그중 초등학생이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고해서(이 시간까지??) 대화를 했습니다.

왜 이 시간에 셔틀을 타는 거야??라고 물으니 다른 학원 갔다가 수업 들은 거라고 했습니다.

그 아이는 학원 8군데를 다니고 지금은 또 다른 학원 간다고... 다 마치면 밤 10시가 된다고 하더군요.

그때 생각 든 건 나도 심하다 생각했는데 너보단 낫구나.... 너 진짜 힘들겠다...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이 에피소드가 의 교육관을 세우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고3 대학교 원서 낼 즈음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고3이 되면 대학 갈 본인도 대학 보낼 부모님도 많이 예민해지는 시기가 되지요.

저희 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능 준비를 위해 방학기간엔 평일엔 입시학원, 주말엔 독서실을 다습니다.

(집을 떠나면 뭐든 만사  ok!! 인 시기여서 집에 잘 안 가고 공부 핑계로 밖에 자주 있더랬죠.

입시학원 건너편 닭꼬치집과 오락실,

독서실에 비치된 무한제공 주스가 한 몫했지요.)

부모님이 타 결과물이 없이 그저 그런 제가 걱정되었나 봅니다.

다짜고짜 앞에 앉히곤 얘기하시더군요.


"너 대학은 갈 수 있어??? 국립대 갈 정도는 되는 거야?

누가 전문대학 가니! 그건 공부 안 하는 아이들만 가는 거야"라고.


어느 대학을 갈지, 무슨 과를 지원할지, 내 꿈은 뭔지를 솔직히 잘 모르겠더군요. 그런데 계속 물으시고 답답해하시니 눈 질끈 감고 얘기했습니다.


"저 솔직히 국립대는 못 가지만 사립 4년제는 갈 수 있어요!!"라고.


정말 위기모면용 대답이었습니다. 공부방 선생님도 걱정이 되시는지 쥐어짜 낸 흥미 있는 것에 대해 관련 선생님과 상담시켜 주셨습니다.

상담하면서 여러 가지 대학과 과를 추천해 주셨어요.

문제는 스스로도 성적위치를 정확하게 몰라서 (지금 생각해 보니 정확하게 알 생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더 알아볼 생각도 안 했습니다. 그저 추천하는 곳들 중에 지방 중위권 사립대학에 수능 안치고 내신성적만 들어가는 과에 지원했고 무사히?! 합격했습니다.

수시로 합격한 거라 수능 안쳐도 되지만 공부했던 게 아까워서(이해가 안되지만...) 쳐봤습니다.

(지금도 수능 성적을 모릅니다 ㅎㅎㅎ)



















결국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재밌고
내가 하고자 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jo_photo, 출처 Unsplash


이쯤 하면 그래서 언제 공부할 만했는지 궁금할 것 같다.

는 대학 들어가서야 아! 이게 지식이 에 입력이 되는 거구나라고 알게 된 겁니다.

초등학교 때 국영수 종합학원, 장원한자 학습지, 피아노 학원 등등

중학교 때 종합학원, 공부방 학원, 집중력 학원 등등

고등학교 때 입시학원, 개인 과외, 독서실 등등

이렇게 학원에 절어져 보냈었는데.. 공부가 된다고 생각한 건 대학 와서였다는 겁니다.


대학 때 진짜 신나게 공부했습니다.

커닝이 당연 문화 시 되었을 때도 정직하게 하려고 ~는다.  , ~다. 책의 끝말까지 다 통으로 외웠습니다.

내 만족을 위해서 시험지 여백 없이 가득 채워가지고 나왔었고 스스로 도서관 가고 공부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면 정말 저의 운명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들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지도 교수님이 대학원 오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어느 정도 열심히 했는지 감 잡히셨을 거라 봅니다.


물론.... 공부라는 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

저의 어린 시절 공감이 전혀 안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도 별로일 수도 있니다.

그럼에도 나누는 건 경험하고 생각한 일들이 어떤 분들에겐 터닝포인트가 되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교육에 찌들어서 만랩 찍은 저는.....

아이에게 어떻게 교육을 시키게 될까요....?

다음 연재글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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