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변화를 앞두고 드는 잡생각

by 라온써니


코로나로 인해 3일째 집콕 중이다. 여유 시간이 많아졌다. 나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취미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버거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12월이 되면서 몸은 편한데 마음은 싱숭생숭하다. 내년에 큰 변화를 앞두고 있어서 그렇다.

이사, 발령, 딸의 중학교 입학


일단 이사~

새로 이사 가는 동네는 지금 있는 곳보다 환경이 좋다. 애 때문에 가는 이사지만 나도 좋다. 걸어서 대형마트, 교보문고를 갈 수 있다는 점과 공원이 많고 자전거 길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열심히 돌아다녀야겠다.


지금 사는 동네에 오게 이유는 그 당시 직장의 거리와 유치원을 고려한 오로지 육아를 위한 선택이었다. 3년 정도는 도보 10분의 초 근거리 도서관에서 근무하기도 했는데 최악의 도서관이어서 요즘에도 근처에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시릴 정도다. 이사가 나에겐 집중 육아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인생의 장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그. 런. 데.


왜 이리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이 드는 걸까? 인생에서 하나의 장이 끝났다는 아쉬움일까?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야속함일까? 이 동네에 정들었나?


갑자기 예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작가는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이별 통보를 했는데 남자친구가 울어서 자기도 같이 펑펑 울었다고 한다. 그 울음은 분명 진심이었지만 고등학교 졸업식 때 우는 마음과 비슷했단다. 가슴 아프고 슬픈 마음 때문에 눈물이 흐르지만 계속 남아있고 싶은 건 아니라고...


그리고 발령~

현재 도서관은 지금까지 근무한 도서관 중 최고다. 가장 힘들었던 도서관 직후라 온도차가 더욱 큰 것 같다. 특히 사람들이 좋다. 내년에 계속 이 도서관에 있을지 다른 도서관으로 갈지 알 수가 없다. 어느 보직 맡을지도 미지수다. 같은 도서관이라도 일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니 적성이나 업무량에 따라 삶의 질이 좌우된다. 도서관에서 '헬'을 몇 번 겪었기에 변화가 두렵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어느 블로그에서 40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어리다고 표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프리랜서인데 직업상 CEO를 많이 만난다고 한다. 연세 있는 분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성장 중이라고 한다. 30대에 비하면 자신이 많이 변화했다면서 빨리 늙어서 40대를 되돌아보면서 '어휴 그때는 어렸구나'이렇게 생각할 날이 왔으면 좋겠단다.


최근에 여러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 문제를 보는 시각만 달라져도 조금 가벼워진다. 나이들수록 확신이 많아지기 쉬우니 생각이 굳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도 나중에 40대를 돌아보며 '그땐 어렸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배우고 또 배워야겠다. 매일 매일 더 행복해지고 싶다.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조승연 인생수업 HOW'를 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수업이라 귀를 쫑긋 세웠다.


샴페인을 발명한 돔페리늄 수사 무덤의 비문에는 이런 글이 있다고 한다.


아침기도


저에게 건강을 오래오래 주십시오

일은 너무 자주 주지 마십시오

사랑을 띄엄띄엄 주세요

하지만 샴페인은 항상 주세요


조승연 작가는 행복해지려면 이 시처럼 인생을 조금은 가볍게 여겨야 한단다. 주관을 가지고 남과 비교하지 말고 많이 웃으라는...


가볍게 산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 삶에서 뭔가를 덜어낸 다는 것은 뭐가 중요하고 안 중요한 지 꿰뚫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과감히 버릴 수 있다. 비워내는 삶, 선택과 집중, 그래서 가벼운 ~~~ 어휴~ 거의 득도 수준인데?????


득도는 나에게 먼나먼 길이지만, 일단 나에게 닥칠 변화를 조금은 가볍게 여겨 보자. 그리고 하루 하루에 집중하자. 인생은 가벼운 거라고 계속 주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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