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운동 고
어제는 몸이 안 좋았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졸리고 피곤하다는 것만으로도 맛이 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하루였다.
아이가 7시 10분에 학교를 가니 나는 6시 20분에 일어난다.
10시 반쯤 학원에서 돌아오면 간식을 주고 아이는 1시에서 2시 사이에 자니 나는 아무리 빨리 자도 1시다.
하루에 5시간 정도 밖에 못 자니 항상 피곤하다.
나는 고3 때도 큰 시험 준비를 할 때도 잠을 희생한 적이 없다.
잠을 안 자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9시부터 누워있을 때가 많아서 남편이 현대인이 너처럼 빨리 자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였다.
어제는 그 전날인 일요일에 1시 반쯤 자서 너무 힘들었다.
저녁에 자료실 특근이어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밥을 시켜놓고 눈을 감고 졸 정도였다.
그래도 일을 해야 하니 낮에는 밑바닥에 있는 힘까지 끌어내서 꼭 해야만 일 위주로 겨우 했고 저녁 특근 때는 이용자 응대하는 중간중간에 멍하니 있으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으나 헛수고였다.
그것은 인간의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
졸리고 피곤하여 정신이 반쯤 나가자 이건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욕도 없고 눕고만 싶었다.
집에 가 서 만사 제치고 2시간을 내리 잤다.
'아프지만 않으면 인생 반은 승리'라는 글을 어디서 읽었다.
나이들 수록 와닿는 말이다.
오래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
취미도, 즐거움도, 돈도, 명예도 맛집도 그 어떤 것도 건강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
그 졸린 가운데 일하고 있는데 아이가 친구 문제로 울면서 전화가 왔었다.
아이 걱정까지 더해지니 더욱 정신이 산만해져 정신줄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중간에 자다 깨서 아이가 친구랑 전화하는 것을 아이 방문에 귀를 대고 몰래 들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 헤쳐나가고 있고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안심이 들었다.
잘 키웠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아이가 듬직했다.
그렇게 나는 어제도 1시에 잠들었으나 안심하는 마음으로 잠을 잘 잤다.
오늘도 졸리긴 하지만 어제처럼 만사 내려놓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 기력이 있음에 감사한다. 오늘은 아프지 않으므로 이미 절반 성공 깔고 들어간다.
오늘도 요가를 꼭 가고 건강식으로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