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전, 내수확대로 중국 자체 공급망과 내수시장 중심 경제로 전환
10월 29일 중국 '5중전회'가 끝났다. 5중전회가 밝히는 미래 중국 경제의 키워드는 '쌍순환'이었다.
5중전회는 2017년 선출된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의 다섯 번째 전체회의의 줄임말이다. 중국 정치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9천만 명이 넘는 공산당원을 지도하는 '당 중앙'이 바로 중앙위원회이다. (관련 글 : 중국의 정치 체제) 경제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정책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결정'되고 다음 해 봄 양회에서 추인되는 형식이다. 따라서 5중전회에서 언급되는 사항들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중국의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이번 5중전회에서 핵심이 된 키워드, 쌍순환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14차 5개년 계획의 중심 단어가 될 전망이다.
쌍순환
쌍순환, 즉 두 개의 순환. 도대체 무슨 뜻일까.
우선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시진핑의 '쌍순환'은 트럼프의 'decoupling'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SNS를 손에 놓지 못하는 트럼프는 2020년 6월 19일 아래아 같은 트윗을 남겼다. 중국과의 완전한 decoupling(경제관계 단절)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할 필요도 없다. 완전히 경제 관계 단절을 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the U.S. certainly does maintain a policy option, under various conditions, of a complete decoupling from China. (Donald J. Trump, Jun 19)
이에 대한 시진핑의 대답은 '그럼 우리는 대외 의존도를 줄이겠다'이다. 이를 '쌍순환'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의 자국민 소득 분배를 강화하여 내부 시장을 키우고, 중국 기술 자력화로 필수/고급/핵심 기술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뜻이다. 이는 이때까지 중국 지도부가 추구해온 정책의 연장선 상에 있다. 내수 시장을 확대하겠다, 중국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겠다(중국제조 2025), 첨단 기술 인재를 영입하겠다(천인계획) 등의 정책은 그동안 시진핑 정부가 일관성 있게 추구하던 정책이었다. 중국의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은 '쌍순환'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참조 링크 : 看习近平这几次重要讲话,弄懂“大循环”“双循环”)
着眼我国发展阶段、环境、条件变化,习近平总书记提出,要推动形成以国内大循环为主体、国内国际双循环相互促进的新发展格局
중국의 발전단계, 환경, 조건 변화를 고려하여 시진핑 총서기는 국내 대순환이 중심이 되어 국내/국제 쌍순환이 서로 촉진되는 새로운 발전 모델 제안했다.
여기서 '국내 대순환'과 '국내/국제쌍순환'이라는 두 단어가 중요하다. 두 단어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단어가 '순환'이다. 여기서 순환은 산업계 가치사슬(Value Chain)을 의미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아이폰을 생산할 때 설계는 미국에서, 제조는 중국에서, 유통 및 판매는 전 세계에서 진행된다. 이런 가치사슬을 트럼프는 '완전히 끊겠다' 위협했고, 시진핑은 '설계 및 부품의 국산화, 내수 시장 규모 확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국내 대순환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하되 현실적으로 국제 가치사슬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단순환이 아닌 쌍순환) 점에서 트럼프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So What? 그럼 앞으로 우리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1. 중국은 소득 분배 강화로 중산층을 키울 것이다.
(우리는 중국을 단순 임가공 제조 국가가 아닌 시장으로 봐야 할 것이다)
개인 입장에서 근로 소득은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용'이다. 소득 분배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외자 기업에게는 중국은 더 이상 값싼 노동력으로 임가공을 하는 제조 국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중국은 중산층 인구를 현재 4.4억 명에서 2035년 8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55%까지 늘리겠다고 선포했다. 또한 호구제도 개혁을 통해 도시화 비율을 2025년까지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인의 소득이 올라갈수록 외자기업이 중국에 투자하여 공장을 만들 유인은 떨어지는 반면, 중국인을 상대로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여행길이 막혔지만 코로나가 끝날 때면 중국 여행객의 호주머니가 한국인에게 의미하는 바는 이전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2. 중국은 과학기술 분야에 고강도 투자로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갖출 것이다.
(이미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따라 잡힌 한국은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위의 스마트폰 가치사슬에 있어 아직 설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바로 부가가치 부분이다. 설계 - 제조 - 유통/판매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에 있어 부가가치가 높은 곳은(돈을 많이 버는 곳은) 제조가 아닌 앞의 설계, 뒤의 판매 부분이다. 그래서 양쪽 끝이 올라갔다가하여 이를 Smail Curve라고도 부른다. 중국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많은 수익은 미국 애플이 가져간다는 사실에 배 아파하고 있다. 그래서 그 앞, 뒤 부분을 '국내 대순환'으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20년 GDP 대비 2.5% 수준인 R&D 연구비를 2025년 3%까지 올리겠다는 목표이다. 말이 3% 이지 중국 GDP의 3%는 6천억 달러, 한국 돈으로 660조 원에 해당한다. 2019년 대한민국 정부 예산 총지출액은 470조 원이다. 대한민국 정부 총지출액을 모두 R&D 투자한다고 해도 중국의 R&D 투자액을 넘어서지 못한다. 우리는 이런 사실들에 놀라야 하지 않을까.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드론, 핀테크 등으로 대변되는 첨단 기술분야에서 이미 중국은 한국을 추월했다. 철강,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에서 인터넷 게임에 이르기까지 중국 업체들은 이미 한국 기업을 규모와 기술 측면에서 넘어서고 있다. 한국이 '아직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산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도뿐이다. 세계가 이렇게 변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와 온 국민이 이 위기를 인식하고 힘을 합쳐 해결책을 찾아도 부족할 텐데 우리 뉴스 기사와 국민의 눈길은 정치 싸움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 참 답답하다.
관련 글
참조 링크
: 중국 19기 5중전회 폐막…'쌍순환' '자립 경제' 구체화
: 中共中央新闻发布会:“双循环”新发展格局 收入分配改革要这么做
: 가치사슬(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