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격차, 지역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지속 발전이 불가하다
중국은 2032년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이 바로 빈부격차와 인구 고령화라고 판단한다. (관련 글 : 2032년 중국 경제 미국을 추월한다) 중국 스스로도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빈부격차는 현재 어떤 수준일까.
전 세계 지니 계수 비교
빈부격차를 측정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지표가 소득 지니 계수이다. CIA에서 만든 전 세계 지니 계수를 비교 결과는 아래와 같다. (지니 계수가 클수록 빈부격차가 크다는 뜻이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0.45-0.49 구간에 있다. 한국은 0.30~0.34구간에 있어 일본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2009년 자료이지만 현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지니 계수는 0.47이다. 반면 한국은 0.34로 이보다 낮다. 중국의 빈부격차가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중국 정부도 인정하는 바이다.
중국 빈부 격차의 특징
중국 빈부 격차의 가장 특징은 도농 격차, 지역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다. 중국에서 8억 명에 가까운 농민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경제 총량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가 안된다. 현재 중국 농촌의 잉여 노동력은 3.4억 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농민들은 농촌에서 일해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수많은 농민공들이 도시로 몰린다. (농민공은 농민 호구를 유지한 채 도시에 와서 일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농민공들은 도시에서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디며 저임금으로 노동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중국 농민공 인구수는 2.9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이다. 한 달 급여가 평균 3,700위안으로 이를 1인당 GDP로 환산하면 6,400달러이다. 중국 도시에서 노동 시장은 도시 일반 노동자와 농민공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미국이나 홍콩과 같이 이민자들이 많은 국가에서 이민자들은 이민자 본국 기준으로 생각하여 낮은 임금을 수용하듯, 중국 농민공도 자신의 급여를 농촌에서의 소득과 비교하여 저임금을 마다하지 않고 도시에서 일한다. 농촌의 가처분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3분의 1도 안된다고 하니 농민공도 비슷한 수준이라 추측할 수 있다. 도시인들이 꺼리는 저임금, 육체노동을 농민공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발전하나 잉여 노동력이 많은 저임금 시장에서 농민공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역 격차는 중국의 경제 발전 전략, 발전 역사와 관계가 있다. 중국의 개혁, 개방은 덩샤오핑이 직접 고안한 연해 지방의 경제특구로부터 시작했다. 중국 경제는 점(경제특구)을 중심으로 해운 교통이 편리하여 수출입이 용이한 연해 지방을 중심으로 확대 발전하였다. 연해 지방 도시들이 쾌속 발전을 한 반면(선전시는 최근 20년간 연평균 20% 이상으로 성장했다) 중국 내륙, 서부 지방의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다. 2019년 기준으로 베이징, 상하이의 1인당 GDP는 2만 달러를 넘었고 주변 연해 지방 성들은 1만 달러를 넘었지만 중부 지역의 1인당 GDP는 1만 달러, 서부는 8천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빈부 격차의 원인
시장경제 자본주의 국가들의 빈부격차의 근본 원인은 동일하다. 자본 수익률이 노동 수익률을 초과하기 때문이다(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참고). 한 마디로 ‘돈이 노동보다 더 빨리 돈을 벌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중국은 시장경제 도입 초기로 아직 ‘과도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한다. 중국 바이두 백과에서 소개하는 중국 빈부격차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참조 링크 : 贫富差距). 포털에 중국 빈부격차에 대한 이런 솔직하고 구체적인 분석을 공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1. “先富与共富”政策的实施
우선 소수가 부유해진 후, 나중에 모두가 부유해지는 정책
2. 经济运行机制的不健全
경제 운영 체계의 불건전함
3. 税收制度的不合理
세금제도의 불합리함
4. 社会保障制度的不完善
사회보장제도의 불완전함
5. 不平等竞争的存在
불평등한 경쟁의 존재
1번은 소수가 먼저 부자가 되는 방식의 경제 발전 전략, 즉 덩샤오핑의 선부론을 의미한다(관련 글 : 사회주의 초급단계론과 선부론). 2번은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불법, 탈법 경영, 권력의 자본화(부정, 부패)로 인해 빈부 격차를 의미한다. 이 영향으로 중국의 지니계수가 31%나 더 올라간다고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는 점이 놀랍다. 3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Forbes지에 나오는 중국 부호들이 중국 납세액이 많은 사람 순위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면서 온갖 방법으로 탈세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세금 제도가 아직 미비한 점을 중국 스스로가 인정한다. 4번과 같이 농민, 퇴직자, 실업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충분한 사회 보장이 되지 않고 있다. 5번 불평등한 경쟁은 국영기업과 같이 독점적 허가권에 기반하여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경우가 아직 많다는 뜻이다. 국영기업 이외 일반 기업들도 아직은 부족한 중국의 독과점 규제, 공정거래 관련 제도 때문에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며 독과점 이익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시장 경제를 받아들였지만 중국의 시장경제 메커니즘은 아직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를 중국 정부는 잘 알고 있다.
빈부 격차의 영향
빈부 격차의 영향은 간단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첫째 사회 불만이 누적되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중국 공산당이 가장 중시하는 ‘사회 안정’의 반대로 가는 길이다. 농민공의 좌절과 불만은 아직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불만이 누적되면 집단화되고 표면화될 수 있다. 이를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농민공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그래서 예전보다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항상 선전한다. 둘째 빈부 격차가 누적되면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여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경제위기는 수요 부족이 그 원인이다.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는 것이다.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뉴딜 정책과 같이 정부 지출을 대규모로 늘리기도 하지만 이는 뒤늦은 대응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도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관련 글 : 쌍순환, 미래 중국 경제의 키워드).
중국 정부의 대응
1. 完善社会保障
사회 보장 제도 완전성 제고
2. 降低垄断收入
독과점 수입의 감소
3. 继续两大战略
양대전략의 지속 추진
4. 机会平等
균등한 기회 제공
5. 税收调节
세제개편
6. 分配制度
분배제도 개혁
중국 정부의 대응은 위와 같이 여섯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대부분 우리에게 익숙한 내용이다. 2번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독과점 규제, 공정거래 강화를 의미이다. 3번이 말하는 양대전략은 중부 굴기, 서부 대개발을 의미한다.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서부를 집중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고속철,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이때까지 소외되었던 중서부를 집중 개발하고자 한다. 4번 균등한 기회는 교육과 취업 기회에 있어서의 평등을 의미한다.
중국 노동 시장은 여전히 도농 이원체제로 막혀 있고, 토지 시장은 재산권의 모호한 통제, 자금 시장에는 여러 차별적 정책이 남아 있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은 부족하고, 독과점 규제 장치는 완전하지 않다. 과세 제도도 허점이 많으며 그래서 소득의 재분배도 원활치 않다. 중국 경제는 아직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빈부 격차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중국 정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농민공의 처우 개선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빈부 격차 완화는 중국 정부, 중국 공산당의 통치력 유지를 위해서도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참고 글
참조 링크
: Gini Coefficient World CIA Report 2009 (이미지)
: 2019年中國大陆各省人均GDP分布 (이미지)
: 贫富差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