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너무 힘들 때가 있다.
내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주변 사람들이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을 때
왠지 시간만 흘러가고 나는 제대로 이룬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 말이다.
억울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잘못된 결과를 환경 탓, 주변 사람 탓, 상황 탓으로 돌리고 싶은 경우이다.
혼자만 낙오자가 된 느낌,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감정에 휩싸일 때면 자기 계발서가 말하는 ‘긍정 마인드’, 옛 성인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주문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도 이는 답이 아니다.
분노하고 좌절하여 원망하는 싶어도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런 갈등과 고민은 수천 년 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채근담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다.
人情反复,世路崎岖。
行不去处,须知退一步之法;
行得去处,勿加让三分之功。
인정은 변하기 쉽고, 세상살이 험난하고 고생스럽기만 하다.
일이 순탄치 못할 때에는 반드시 한 걸음 물러나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
일이 거침없이 잘될 때에는 반드시 조금씩 양보하는 공덕을 더해야 한다.
事穷势蹙之人,当原其初心;功成行满之士,要观其末路。
일이 막히고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은 마땅히 본래 지녔던 마음을 돌이켜 보아야 하고,
공을 이루고 사업을 성취한 사람은 종국에 닥칠 어려움을 살펴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한 걸음 조용히 물러나 초심, 즉 본래 지녔던 마음을 다시 돌이켜 보라 우리에게 말해 준다.
위대한 가르침은 상통한다.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하나님이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게 하사
사람으로 장래 일을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정직하게 지으셨으나
사람은 많은 꾀를 낸 것이니라
전도서 7:14, 29
곤고한 날에는 힘을 내라고도, 위로를 받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생각하라 말한다. 나에 대해 생각하고, 주변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상황과 환경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그 사람을 그렇게 싫어할 이유가 있었는지. 증오와 원망에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있었는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나는 다른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감정을 키울 필요도 인위적으로 죽일 필요도 없다. 그저 찬찬히 생각하면 된다.
너무 용기를 내려고 힘을 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잠시 멈추고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