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김소정 번역가의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인터뷰이로 이승은 님을 소개받았다. 김소정 번역가가 진행하는 『빨간 머리 앤』 원서 읽기에 참여하셨던 분인데, 그의 블로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독서동아리를 보고 그가 궁금해져, 이번에는 김소정 번역가가 이승은 님이 진행하는 모임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만남을 가져본 적은 없는 두 사람이지만 온라인 모임 속 문자의 주고받음을 통해 느끼는 서로에 대한 호감과 따스함, 책에 대한 사랑으로 서로가 서로의 독서동아리의 참여자가 되며 인연을 이어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유난히도 여름 햇볕이 따가운 7월의 어느 날, 이승은님이 자주 다닌다는 수원의 작은 북카페를 약속 장소로 잡았다. 근처 대학생들이 모여 조곤조곤 스터디 모임을 하고, 카페지기가 진행하는 책모임 안내가 한쪽에 붙어 있으며, 손때 묻은 책들이 가득 찬 아늑한 공간으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를 반기는 듯 활짝 웃는 얼굴의 인터뷰이가 발을 디뎠다.
<인터뷰를 진행한 북카페 '청명book로'와 이승은 님>
독서동아리에 처음 참여해 본 것은 언제였나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인터뷰를 하는 이 북카페(청명book로)에서 진행하는 책모임에 초대받았던 게 시작이었어요. “책 안 읽었어도 괜찮다.”라는 말에 초대받은 그대로 참여한 게 처음이었죠. 그 모임을 1년 정도 지속했어요. 이 책모임이랑 협동조합 한살림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게 참 좋다는 걸 알았어요. 마음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나중에는 제가 모임을 따로 만들어서 시작했어요, 기왕이면 책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싶어, 다 함께 책을 읽어보자고 했어요. 『나답게 살 용기』(기시미 이치로 RHK)로 낭독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추상적인 내용이라 좀 이야기 나누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에는 좀 더 구체적인 상황 설명이 있는 고전 소설을 읽었어요. 이때 이 모임과 또 다른 모임이 합쳐지면서 4~6명이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한 권을 1년 동안 읽었어요.
중편 소설인 『노인과 바다』를 1년 동안이나 읽었다고요?
모임 구성원들이 주부니까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책을 못 읽고 오는 경우도 있고, 책을 읽고 오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기도 해서 모인 자리에서 낭독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책을 읽을 때 ‘이 책을 빨리 읽겠다.’가 아닌 함께 읽는 사람에 집중했어요. 돌아가면서 낭독하다가 어느 한 단어에 꽂히면 그 단어에 대해서 한 시간, 두 시간 동안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이게 다 인생 이야기이다 보니 다른 사람은 흘려 읽을 수 있는 단어도 누군가에게는 그 순간 확대되어 보이거든요.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삶에 대해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책보다 사람에 대한 기억이 많아요.
사실 처음부터 『노인과 바다』를 1년 동안 읽자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나름 10권 정도의 리스트가 있는 1년의 계획이 있었는데(웃음),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낭독으로 진행하는데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걸 다그치면 사람을 보는 게 아닌 책만 보는 거니까요. 사람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1년 동안 읽게 되었어요.
『노인과 바다』 이후에는 어떤 책을 읽었나요?
때로는 한 권씩 좀 더 속도감 있게 읽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웃음) 독서모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여러 독서 모임을 찾아보았어요. 모임들이 주로 서울에 있다 보니 시간이 나질 않아서 참석하진 못했어요. 그러다가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죠. 2019년 12월에 숭례문학당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30일 동안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매일 읽기를 참여해본 후, 제 나름의 온라인 독서동아리를 시작했어요. 책은 『총, 균, 쇠』 로 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기 시작했죠. 이 책이 집에는 있는데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지인들, 지인의 지인이 모여 10여 명이 2020년 1월부터 일주일에 한 챕터씩 읽기를 카카오톡으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터진 거에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외부활동을 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존의 모임들이 없어지고 이 모임 하나만 남았어요. 참여하시는 분들도 다른 오프라인 모임이 멈추다 보니, 이 독서모임에 더 열심히 참여하게 된 것 같아요. 조금씩 나눠서 읽다 보면 한 권이 완성되는 뿌듯함을 많이 느꼈어요. 이 모임은 어떤 책을 선정하더라도 한 주에 한 챕터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총, 균, 쇠』를 끝낸 이후에는 빌 브라이슨의 『바디』,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을 이어 읽었어요. 이렇게 온라인으로 함께 읽기를 지속하다 보니까, 소설도 한 번 온라인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 밴드 모임을 만들어서 처음에는 『데미안』, 다음에는 『노인과 바다』를 함께 읽었어요.
『노인과 바다』를 또 읽으셨네요? 오프라인 낭독모임으로 할 때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요?
오프라인에서 함께 모여 읽을 때는 궁금한 게 생겨도 에티켓상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온라인으로 읽을 때는 책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고 함께 나눌 수가 있어요. 2주에 한 권 간격으로 읽는 모임도 많지만, 저는 그보다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 슬로 리딩을 좋아해요. 『노인과 바다』를 온라인으로 함께 읽으면서 저를 비롯한 바다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바다에서 태어나고 낚시를 해본 사람이 아니면 이 책에서 놓치는 부분이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이야기 속에 날치가 날아다니는 묘사 부분을 읽으면 유튜브에서 날치를 검색해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채널에 슬로우 모션으로 멋지게 촬영한 영상이 있더라고요. 이런 영상을 보고 책 속 문장을 보면 생생하게 남아요. 헤밍웨이는 자신의 경험을 적었을 텐데, 묘사하는 풍경을 그대로 찍은 듯한 영상을 보면 단지 책만 읽는 것과는 다르게 다가와요. 오프라인 낭독 모임에서는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 안에서만 읽고, 사람들과의 순간에 좀 더 집중했는데, 온라인 모임에서 오프라인 모임의 아쉬웠던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좋았어요.
온라인 모임은 어떤 식으로 이끌어 가나요?
『총, 균, 쇠』를 읽은 모임은 카카오톡 그룹방에서 진행해요. 일주일에 한 챕터씩 분량을 공지하고, 분량을 안내하면서, 읽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하나씩 던져요. 예를 들어 식물에 대한 책을 읽었을 때는 ‘감자꽃을 보셨나요?’, ‘감자를 좋아하시나요?’, ‘감자로 반찬은 뭘 해 드세요?’ 이런 식으로요. 찾은 자료가 있으면 이것도 함께 공유하고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참여자분들이 자유롭게 해주세요. 질문을 품고 읽다 보면 어느새 각자 나만의 답변을 떠올리게 되거든요.
『데미안』, 『노인과 바다』는 밴드로 읽었는데, 『노인과 바다』를 함께 읽은 게 2020년 연말이었어요. 시기상 한 해를 정리하는 마음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잘 맞아서 함께 읽은 분들의 반응이 참 좋았어요. 하루하루 음미하며 읽는 동안 노인과 함께 낚시하는 기분이었거든요. 밴드에서는 분량에 따라 각자 소감을 올리는데, 저는 모든 글에 댓글을 남기는 것을 저만의 약속으로 하고 있어요. 빨리 보다는 늦게라도 마음을 담아서 쓰려고 노력해요. 책을 읽고 남겨주시는 글에는 단어 하나에도 글쓴이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다고 보거든요. 그 소중한 마음에 응답하고자, 댓글 하나도 엔터를 치기 직전까지 정성스레 다듬다 보면, 글을 다듬는 것이 바로 자연스레 마음을 다듬는 행위 같아요. 마음이란 한 방향이 아닌지라 그렇게 서로의 글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과정에서 충만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모임에서 오히려 마음이 더 잘 전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카카오톡으로 진행하는 모임도 답글을 바로바로 달기보다는 글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한 후 답변하느라 하루 또는 이틀이 지나 적기도 해요. 온라인이 오히려 더 슬로우 할 수도 있어요.
독서동아리에 참여하시는 분 또는 이끄는 분들 모두 질문 만들기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질문 만들 때 어떤 점을 중점을 두세요?
정답이 없는 질문을 만들려고 해요. 그리고 사소한 질문을 많이 해요. 책을 읽는 이유가 지식을 얻으려고 읽는 것도 있지만 그 경우에는 혼자 읽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함께 읽는 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함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것도 있고, 나를 이해하기 위한 것도 있죠. 사석에서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는 질문이 오히려 생각할 거리를 주더라고요.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무얼 하나요?’, ‘무슨 떡을 좋아하나요?’, ‘빵을 좋아하나요?’, ‘온종일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이요. 그리고 정리한 질문 리스트를 6학년인 저희 아이에게 물어봐요. 아이가 들었을 때 너무 어렵거나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면 질문을 수정해요. 좋은 질문이란 아이가 들어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은 맥락의 질문이라도 좀 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말로 마음에 가닿을 때까지 계속 수정해봐요.
질문을 만드는 일이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려요. 좋은 질문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의외로 또 없고요. 그래서 직접 질문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제가 내린 결론은 ‘좋은 질문은 쉬운 질문이다.’에요. 그리고 ‘답이 없는 질문’이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도 정말 궁금한 게 아니라 정답을 정해 놓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답정너처럼요. 학교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진도를 나가기 위한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원하는 답을 바라는 거지 진짜 질문은 아닌 것 같아요. 결론이 있는 질문보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질문, 아주 단순한 질문, 일상에서 누구나 답할 수 있는, 어쩌면 아이들도 던질 수 있는 질문이 좋은 질문 같아요.
예를 들어 헤르만 헤세 책을 읽는데 거기에 헌사가 있었어요. 헌사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니까 편지를 떠올렸어요. 그래서 ‘편지 쓰는 걸 좋아하세요?’, ‘1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쓴다면 어떤 내용을 쓰고 싶으세요?’를 질문으로 던졌어요. 그다음에는 ‘호기심이 많으신가요?’ 또 다음에는 명상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명상을 해보셨나요?’, ‘명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같은 질문들을 이어나가는 거죠. 질문을 많이 하지도 않아요. 오늘 읽을 분량에 질문 하나씩. 그날의 질문을 던져요. 그 질문 한 개가 함께 하는 분들의 마음과 생각에 하루 동안 함께 하기를 바라요.
책을 읽을 때 자료를 찾아가면서 읽고 공유한다고 하셨어요. 하루에 몇 시간 정도 모임 준비에 쓰시는 건가요?
제가 자료 찾는 데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하루 3~4시간은 들여요. 워낙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검색해 들어가는 편이라서요. 읽는 분량은 조금이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의 질문에 원하는 답을 찾고자 이 책 저 책 사고 빌리고 하면서 발췌독을 하느라 책값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었어요. 신랑이 무슨 고시 공부하냐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나마 이게 그동안 축적이 되어서 ‘아, 이 자료는 여기서 가져오면 된다’라는 걸 알게 되어 시간이 줄어든 편이에요. 한 책 하다가 막히면 다른 모임 책 읽고, 다시 찾다가 또 막히면 집안일도 하고, 필사모임 필사도 하다가... 그렇게 유연하게 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 만족으로 하는 거라 해도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돈을 쓰고 배우기도 하는 것을, 스스로 개척하며 트레이닝하는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애들 키울 때 하브루타에도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저의 과정이 바로 하브루타더라고요. 아이들과의 대화법도 답이 없는 질문이 최고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답을 정해 놓고 묻는 순간, 아이들이 표정만 봐도 다 알더라고요. (웃음)
혼자 읽기도 즐겁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함께 읽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혼자 읽다 보면 완독이 어려워요. 궁금한 부분만 조금 읽다가 다른 책으로 넘어가고 그랬어요. 같이 읽기를 하니까 책 한 권을 온전히 읽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함께 하시는 분들의 인증글과 반응이 활발할 때 신이 나요. 애쓰는 걸 알아주시고, 답글도 남겨주시고 공감해주시고 하니 즐겁고 뿌듯하고 충만했어요. 그러다 보니 지속하게 되더라고요.
또 다른 이유는 저의 성장을 위해서였어요. 제가 독립적인 성향이라 혼자 하는 게 편한 성격이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집안의 대장은 엄마이고 하다 보니 자칫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기 쉬웠어요.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비슷한 생각을 나눌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약간 불편한 지점을 느낄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게 거울 같은 거더라고요. 그 사람은 기분 나쁘게 할 의도가 없는데 내 안의 생각이 그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더라는 걸 비춰주는 거울이죠. 오프라인에서는 그런 성찰까지는 가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 또한 온라인의 매력 같아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시작은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였지만, 이제는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분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느껴져요. 거기에서 오는 기쁨과 확장이 참 큽니다. 카톡으로 진행하는 인문과학서 모임은 지식을 통한 생각의 나눔이 즐겁고요, 밴드로 진행하는 고전소설 모임은 작가의 삶이 담겨있어서 소설을 통한 마음 나눔이 많아요. 책을 눈으로 읽고 인증을 남기며 글로 자신을 표현하고 답글을 통해 서로 공감과 교감, 소통하는 거죠. 이제 제 모임의 키워드는 ‘같이 성장’입니다.
혹시 새로운 독서동아리를 만든다면 어떤 동아리를 시도해보고 싶으세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하는 동아리를 해보고 싶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각각의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만 하던 모임들은 중단이 되었어요. 오프라인이 익숙하던 모임원들은 온라인으로 잘 옮겨가지를 않더라고요. 온라인으로 일정 기간 함께 읽고 마지막에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갖는 모임을 해보고 싶네요.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편하게 만날 수 있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독서동아리들에 추천하고 싶은 책 3권을 소개해주세요.
-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우석균 옮김, 민음사) : 네루다는 칠레의 국민시인 이에요. 네루다라는 현실의 인물과 작중 청년이라는 가상의 인물, 가벼운 책이지만 배경을 찾아 읽다 보면 칠레라는 나라와 정치 현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요. 저는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매일 네루다의 시 한 편을 공유했어요. <일 포스티노>, <네루다>와 같은 영화와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 『공간이 만든 공간』(유현준, 을유문화사) : 태초의 공간부터 코로나 시대의 공간, 미래의 공간까지 이야기합니다. 과거의 건축은 공부하고 여행하며 살펴보는데, 막상 우리가 사는 현대의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자신이 속해 있는 곳은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이 책은 특히 다양한 참고자료들이 나와 있어 책에 나오는 공간을 영상으로 찾아 읽기 좋았어요. 내가 속한 곳을 알기 위해선 조금 멀리 떨어져 크게 봐야 한다는 걸 알려준 책입니다.
- 『1일 1강 논어 강독』(박재희, 김영사) : 저는 논어를 이 책으로 처음 접했어요. 혼자 보기도 좋고, 같이 보기도 좋은 책이에요. 논어를 주제별로 묶어서 현대말로 풀어 해석해줍니다. 순서대로 쭉 읽는 것보다 지루하지 않아 처음 읽기에 좋았어요. 함께 읽기를 할 때는 꼭 이 책이 아니어도 다른 다양한 논어 해설서를 가지고 모여서 이야기했어요.
이승은 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오프라인 모임 한 개, 온라인 모임 한 개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혹시 현재 진행하거나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 총 몇 개인지를 물었더니 참여 모임이 5개, 진행하는 모임이 4개로 총 9개라는 답변이 돌아와 깜짝 놀랐다. 모임을 하다 보니 관심사가 계속 늘어나고 주변 분이 모임을 개설하면 새로운 흥미가 생겨서 자꾸 늘어난다고 한다. 독서동아리를 즐겨 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지 싶다. 시간은 없는데 읽고 싶은 책, 하고 싶은 동아리는 무한 증식을 하는 경험!
인터뷰를 마치고 북카페를 나와 근처 지하철역까지 함께 걸어가면서도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동아리를 좋아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도 이렇듯 대화의 소재거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도 슬로우 리딩하는 법, 마음을 좀 더 다듬고 서로 공감하는 법을 즐겁게 나누고 계시는 승은 님이지만 걱정 없이 대면 모임을 마음껏 진행할 수 있는 날이 돌아와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쏙쏙 모은 새로운 모임을 시도해보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따뜻한 모임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다.
인터뷰 일시: 2021.7.14. (수)
인터뷰 진행: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윤진희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