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운영 준비하기] 책읽는사회와 전주시, 운영 준비를 준비하다
[공간 운영 준비하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공간 운영자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트윈세대가 자유롭게 공간을 오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환대해줄 공간 운영자는 어떤 모습일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의 이야기를 통해 만나보세요.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용자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운영자의 입장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간을 만드는 일은 1년이면 끝나지만, 운영은 10년, 20년 앞을 내다봐야 합니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이용자의 욕구와 시대의 흐름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트윈세대 공간을 운영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트윈세대라는 개념도 낯선데 그들을 위한 공간 운영을 준비한다니, 넘어야 할 고개는 보이는데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한 걸음을 내디뎌 봅니다.
트윈세대 공간 운영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트윈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트윈세대의 문화, 심리, 생활, 욕구 등을 알면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트윈세대와 함께 만듭니다. 트윈세대의 욕구를 어떻게 공간으로 구현했는지 운영자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공간에 어떤 콘텐츠를 채울지 생각해 봐야 하고, 공간을 운영할 사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학교 및 다른 기관과의 협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트윈세대 공간 운영을 준비하기 위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질문을 세 영역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질문이 있습니다. 세 영역의 질문은 트윈세대 공간을 운영할 사람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풀어갈 과제입니다. 그리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도서관을 지을 때 이 세 영역이 분리되거나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람과 자료를 배제하고 설계하거나, 공간 기획 의도를 무시한 채 운영하기도 합니다. 특히 사서와 이용자의 의견을 듣지 않고 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간, 콘텐츠, 사람을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공간 먼저 만들고 콘텐츠를 채운 후 운영하는 순서가 아니라, 공간, 콘텐츠, 운영을 동시에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간을 운영할 사람이 공간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서 운영자를 미리 정해주실 것을 전주시에 제안했고, 전주시는 발 빠르게 의욕 넘치는 사서 한 분을 운영자로 정해주셨습니다.
전주시립도서관은 완산도서관과 덕진도서관 2개의 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완산도서관은 1개의 본관과 4개의 분관, 덕진도서관은 1개의 본관과 5개의 분관으로 이뤄져 있고, 모두 전주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조직이 다 그렇듯 전주시립도서관 직원분들도 주기적으로 인사이동을 합니다. 사서직은 11개 시립도서관 안에서 순환보직하고, 사서직을 제외한 다른 직렬의 직원들은 잠깐 도서관 업무를 맡다가 전주시 조직 내 다른 부서로 이동합니다. 트윈세대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실 사서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까지 이 공간을 맡아 운영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간 다양한 민관협력사업을 해오면서 공공기관의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아쉬웠습니다. 아무리 일을 함께 잘 해왔어도 담당자가 바뀌면서 일이 흐지부지되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바뀌어도 본래의 가치와 방향성을 잘 지켜나갈 방법이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우군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트윈세대 공간 조성과 운영에 관한 고민을 전주시립도서관 직원분들과 함께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원래의 가치와 철학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가며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들, 예컨대 전주 트윈세대의 문화와 욕구, 트윈세대가 참여하는 설계와 콘텐츠 개발의 과정, 다양한 국내·외 사례 등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시립도서관의 공간과 콘텐츠, 운영을 고민하실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전주시립도서관에서도 기존 도서관들을 리모델링하려는 계획을 갖고 계셔서 트윈세대 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추진단 및 전주시 담당자분들과 의논하여 시립도서관 직원분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갖기로 했습니다. 누군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도서관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모임의 이름을 ‘운영자 교육’이 아니라 ‘운영자 살롱’이라고 지었습니다.
운영자 살롱 주제
1차 : 트윈세대 프로젝트 이해하기
2차 : 전주시 트윈세대 조사 결과 공유
3차 : 사서와 함께 하는 건축 워크숍
4차 : 트윈세대의 심리
5차 : 트윈세대 공간 설계 결과 공유
6차 : 트윈세대를 대하는 운영자 역할
7차 : 콘텐츠 구성과 큐레이션
8차 : 지역사회 유관기관 간담회
9차 : 운영계획 워크숍 1
10차 : 운영계획 워크숍 2
운영자 살롱은 크게 세 영역 - 트윈세대 이해하기 / 프로젝트 진행과정 공유 / 운영계획 세우기로 구성했습니다. 강의와 워크숍, 탐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할 예정입니다만, 계획은 유동적입니다. 답을 정해놓고 알려드리는 방식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주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운영자 살롱에 누가 참석할 것인가에 대해 프로젝트 추진단 및 전주시와 여러 차례 논의했습니다. 처음에는 도서관의 모든 직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참여, 협력, 소통, 배려, 자발성, 주체성 등)는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살롱 참가자에 대해 다시 고민했습니다. 공공기관에서 교육이나 연수를 진행할 때 ‘의무 참석’, ‘필참’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와 공공기관의 경직된 문화는 ‘반드시’, ‘전체’가 해야 한다는 강제성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요? 새로운 도서관의 모습을 그려가는 일은 사서를 비롯한 도서관 관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고민하며 소통할 수 있는 운영자 그룹과 양방향의 ‘살롱’을 진행하려 합니다.
첫 운영자 살롱의 주제는 ‘트윈세대 프로젝트 이해하기’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첫 번째 살롱에서 참가자분들과 이야기 나눈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간사 서동민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도서관문화 발전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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