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도서관의 새로운 시도를 지원하는 도서문화재단 씨앗 인터뷰
[시작하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파트너들을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어떤 고민으로 프로젝트가 탄생했는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채우고 운영하기 위해 어떤 파트너들이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맞이하고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는 공공 도서관 안에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11~15세 나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낀 세대를 의미합니다. 프로젝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할 김태윤 이사님을 만났습니다.
Q. 도서문화재단씨앗(이하 씨앗재단)을 소개해주세요.
씨앗재단은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공간(도서관), 콘텐츠(책)를 통해 각자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조직입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2008년에 춘천 효자동의 담작은도서관을 개관하고 약 10년간 운영해왔으며, 그 외에 공공도서관 설계를 지원하고 작은도서관 운영을 지원하는 일 등도 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이번 프로젝트는 씨앗이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와 달리 하나의 공간에 집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동안 공공도서관의 설계를 지원하면서 콘텐츠와 사람 부분을 함께 고민하지 못해서 아쉬웠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처럼 도서관을 물리적 공간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채울 콘텐츠, 그리고 무엇보다 공간을 완성하는 사람, 즉 '운영'까지 함께 준비하는 협업 구조는 도서관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서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의 협업 구조가 궁금하다면?
Q. 도서관에서 '운영'을 특히 중요하게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도서관은 결국 사람들이 모이는 오프라인이니까요. 사람들이 오가는 오프라인 장소가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어요. 예를 들면 집에서 편하게 커피를 마셔도 되는데, 왜 굳이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일을 하거나 책을 읽는지 생각해보면 말이죠.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교류하고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접하는 공간이 매력적이려면 무엇보다 운영이 중요하겠지요.
Q. 씨앗재단에서 생각하는 도서관이란 어떤 공간인가요?
누구나 와서 콘텐츠를 접하는 공간이에요. 도서관은 지식, 정보, 스토리 그런 것들을 향유하고, 보고, 느끼고, 접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표현 수단이 주로 텍스트였다보니 도서관의 콘텐츠가 대부분 책이었지만, 지금은 도서관에서 다룰 수 있는 콘텐츠 자체가 폭넓어진 것 같아요. 역량 있는 창작자 그룹도 다양해지고 콘텐츠를 담는 매체도 다채로워지고 있죠.
Q. 아이들에게 지금의 도서관은 어떤 공간일까요?
재미없는 곳일 것 같아요. 가서 딱히 재밌는 일이 없는, 게다가 편하지도 않은 곳이랄까요? 이는 공간, 사람, 콘텐츠가 부실하게 결합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새로 지은 도서관들은 시설도 매우 좋고 열람실도 없는 곳들이 많지만, 막상 가보면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이용자 패턴은 비슷하거든요. 특히 평일에는 취업이나 자격증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들 입장에선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 굳이 도서관에 가야 할 이유는 딱히 없을 것 같아요. 어디든 또래들이 있는, 편하고 재밌는 곳에 가고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요?
Q. 트윈세대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하신 적이 있나요?
춘천 담작은도서관의 이용자 패턴을 보면 어린이 이용자들이 전체적으로 줄었는데 특히 많이 줄어든 그룹이 초등학교 고학년 (4~6학년) 친구들이에요. 그보다 어린아이들은 부모와 오기 때문에 영향을 덜 받지만 스스로 다닐 수 있는 나이 때의 아이들의 경우 급격히 도서관과 멀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담작은도서관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을 집중 공략해보고자 타겟을 맞춰서 11~13세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혹은 해당 학년의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단체 프로그램을 시도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트윈세대 전용공간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그 친구들이 도서관 3층을 본인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학교 선생님이 수업의 일종으로 처음에 도서관에 데리고 오면 그렇게 접한 친구들이 도서관에 막상 와보니 DIY 코너도 있고,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한번 와볼까 하면서 참새방앗간이 되었죠. 오면 할 거리가 있고, 놀 거리도 있고, 누가 뭐라고 안 한다는 걸 아니까 스스로 오기 시작한거죠.
이런 모습을 보며 타겟을 맞춰서 도서관이 변하면, 떠났던 세대도 다시 도서관에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죠. 담작은도서관의 3층처럼 그 아이들끼리 다락방, 사랑방처럼 자기들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도 아이들이 아지트처럼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을 만들고 실제로 그런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인식되면 좋겠습니다.
Q. 트윈세대에게 도서관은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제 나이때 사람들에겐 도서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을 것 같아요. 좋았던 기억도 별로 없을 것 같고, 여고괴담 공포영화를 보면 도서관에서 귀신이 나오기도 하죠. 오히려 종로서적이나 교보문고처럼 서점은 친구를 만나는 곳, 약속 장소이기도 하고 편하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장소라는 기억이 있죠.
시절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도서관은 문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공공도서관이 'Public'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경험의 상이 새롭게, 구체적으로 인식되고 타겟이 넓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트윈세대가 도서관에 더 많이 오고,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의 상이 생기고, 이로써 도서관이 더욱 사랑받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실처럼 편하게 도서관을 들락날락하게 된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요?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트윈세대가 도서관에 더 많이 오고,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의 상이 생기고, 이로써 도서관이 더욱 사랑받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거실처럼 편하게 도서관을 들락날락하게 된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요?
Q. 이번 프로젝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면 뿌듯할까요?
일단은 트윈세대 아이들에게 공간이 충분히 이용되는 것! 트윈세대 아이들이 도서관으로 돌아오는 거죠.
이용자 반응이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양적으로 많이 온다는 의미도 있지만 운영자의 반응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용하는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도 운영하는 사람은 앞으로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1년 정도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아무래도 재방문율이 중요하겠죠.
그렇게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공간을 잘 이용하면 일단 성공이라고 봅니다. 그 이후에는 전주 외의 다른 지자체들로 확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공도서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지자체들에게 영향과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동안 설계를 지원해봤지만 사람을 포함한 운영, 콘텐츠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로 경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공공도서관이 질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씨앗이 지원할 수 있는 일들을 찾고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도서관이 트윈세대에게도 사랑받는 문턱 낮은 도서관이 되길 바라는 도서문화재단씨앗을 만나보았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이 공간으로 인해 트윈세대가, 그리고 우리가 가지게될 도서관의 새로운 경험의 상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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