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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Sep 11. 2020

내가 '나'로 살기 위한 to do list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GZ_LJ4HTi0&t=132s


대한민국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일은 어려운 일일까요? 2010년대 중반 이후에 한국에서는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올랐고 오늘날에도 자존감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는 단어입니다. 자존감과 관련된 강의는 인기를 끌고 있으며, 관련된 책들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의 위치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출판 된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있는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의 겉표지에는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라고 나와 있으며 차례를 살펴보면 소제목별로 역시 to do list가 달려있습니다. 즉 이 책은 to do list, 해야 할 것을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가 나로 살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을 작가는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김수현 작가는 <처음에 사회 심리학을 읽기 쉬운 에세이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뒤이어 작가는 이러한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어려움을 호소하긴 했습니다만 그 고민의 깊이 때문인지 책을 읽는 내내 읽기는 쉬웠지만 그 내용의 깊이는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성공적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느니

차라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미움받겠다


-커트 코베인



밴드 너바나의 보컬이자 기타리스트였던 커트 코베인의 말이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도 실려 있습니다. 커트 코베인의 이 말은 곧 이 책을 가장 잘 나타내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말로 표현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특이하다>, <이상하다>라는 말을 두려워하고 그저 평범하게 녹아들거나 튀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나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이며 이는 알게 모르게 나를 좀 먹게 하거나 평생 가면을 쓴 모습으로 살게 합니다.     


그렇기에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진짜 나 자신을 대면하고, 나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모습 그 자체로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나를 나답지 못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지적합니다. 대한민국 현재 사회는 [수십 장의 이력서가 거절당하고 회사의 소모품이 되어 일자리에서 내몰리는 상황]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의 삶을 유지시킬 수 있는 자존감을 지키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존감은 다른 이와의 비교를 통한 우월감도 아니고, 누군가에서 사랑받는 일시적인 만족감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신뢰이며 나 자신이 행복을 누릴 만한 사람이라 여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가 실현하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나는 무엇으로 인해 행복해지는지를 아는 <자기 감각>을 찾자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자기 감각 없이 부모의 바람 때문에,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살아가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나답게 사는 것이 방종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선을 지키는 선에서 누리는 자유입니다. 작가는 타인과 잘 지내기 위해 너그러운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국은 집단주의 사회이며 이제는 개인주의 사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개인주의는 반사회적 행동에 가깝다는 통념이 있으나 사실은 친절함, 관대함, 사회적 협동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개인이 개인의 것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기에 다른 이들도 존중하며 따뜻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디자인을 전공한 김수현 작가는 책에서 글뿐만 아니라 적절한 일러스트로 포인트를 잡아냅니다. 재치 있고 위트 있는, 적절한 일러스트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또한 각 to do list 글의 끝맺음에서는 가끔은 과격하면서도 사이다발언이다 싶을만한 글로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상 [나는 나로 살기로했다]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자존감이 낮은 분께, 또 내 자존감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시원하게 한방 날리고 싶은 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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