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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Jan 02. 2023

<작가의 언어> 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 바리수(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좋은 이야기를 그리자


"언제까지나 잊지 마. 너는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걸."

무한한 긍정과 반짝이는 응원을 전해 주는 작가, 바리수의 언어를 만나 보자.




Q8. 바리수를 토끼처럼 보이게 한 두 귀가 사실은 화난 뿔이었다는 게 반전입니다. 한때는 세상이 미웠지만, 지금은 이렇게 단단하고 풍족한 마음을 갖게 되신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정확한 터닝 포인트가 있으셨을까요? 혹은 살면서 배운 것들이 쌓여서 시나브로 성장하신 걸까요?   

  

A8. 살면서 배운 것들이 쌓여서 지금의 마음이 된 것 같아요. 여태 그렸던 그림들을 보면 처음 바리수는 아주 진한 보라색에 빨간 뿔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점점 변하더라고요. 진한 보라색에서 조금 부드러운 색상의 보라색으로 변하고, 뿔이 뭉툭해져서 귀처럼 보이고, 빨간색이었던 뿔도 분홍색으로 바뀌고요. 아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고 제 기준이 생기면서 나를 이해하고 또 세상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이 점차 나아졌고 그게 자연스럽게 바리수 캐릭터에도 반영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림이나 색깔에 심리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변한 바리수를 보면서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되었어요.   



Q9. 어쩔 수 없는 우울을 떨쳐내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텐데요. 책에서는 그중 하나가 ‘샤워하기’라고 나옵니다. 우울을 떨쳐낼 수 있는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 더 있다면 또 추천해 주세요.    

 

A9.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이에요. 이건 요즘 저도 연습하는 일인데 어떤 가치 판단 없이 그 순간에 머무는 거예요. 비로 예를 들면 비가 오면 꼭 우산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래야 젖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젖으면 안 된다는 법도 없고 오히려 우산 없이 비를 한껏 다 맞았을 때 그 비가 더 이상 피해야 하는 무언가가 아니고 더 자유롭게 느껴지거든요. 그냥 그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꼭 떨쳐내야 한다는 마음이 그 상태를 더 괴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실 그냥 그 상태로 있어도 괜찮고 오히려 좋은 거일 수도 있는데요.     


     

Q10. 요즘 작업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데, 프리랜서로서 ‘일’과 ‘일상’을 어떻게 나눠서 생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10. 사실 잘 나누지 못해서 여전히 어려워요. 그래도 나름 규칙을 정했는데 오후 12시 ~ 오후 5시까지만 보통 작업을 하고 그 이후에는 최대한 그냥 일상을 보내려고 해요. 그러다 보면 확실히 집중이 필요한 것들을 빨리 해치워버리고 나머지 시간은 아무런 부담감 없이 보낼 수 있거든요. 그러지 않으면 하루 종일 일이랑 일상이 엉켜버려서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이 되어요.           



Q11. 창작하는 일에는 많은 영감이 필요할 거 같아요. 작가님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나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 어디서 도움을 받으시나요?     


A11. 책, 사람, 산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마음이 시끄럽고 힘들 때 책 읽다 보면 좋은 문장들도 많고 생각을 전환해 주는 내용이 많아서 가장 쉽고 빠르게 찾게 되는 방법인 것 같아요. 그러다가 책 읽을 기분이 아니다, 라고 판단되면 사람들을 만난다거나 산책하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정말 뜬금없이 소재가 떠오르거든요. 유레카! 이런 느낌으로요.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두기도 해요. 애쓴다고 영감이 찾아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Q12. 인스타그램, 브런치, 블로그, 유튜브 등등 다양한 매체로 팬분들과 소통하며, 기억에 오래 남거나 큰 힘이 된 댓글이 있으신가요?     


A12. 정말 많은데 그중에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모소 대나무 이야기>라는 게시글에 있던 댓글이었어요. 발달이 느린 아이의 어머님이 남겨 주신 댓글이었는데 모소 대나무 이야기를 보고 큰 깨달음과 힘을 얻고 아이를 기다려 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대요. 그런데 전 그 댓글이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서 그린 이야기였는데 그게 다른 분의 삶에 들어가서 힘이 되었다는 게 정말 정말 뿌듯했어요. 가끔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느낄 때도 있는데, 다시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좋은 이야기를 그리자! 누구에게 닿을지 모르니까! 하고 다짐하게 된 댓글이었습니다.



Q13. 이제 2023년이 왔습니다. 작가님에게는 또 어떤 해가 될까요? 새로운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13. 정말 기대가 되는 해예요. 이제 만 나이로 바뀐다고 해서 다시 20대로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기존 나이로는 서른이 되는 해거든요. 20대 내내 정답이 뭘까? 고민하고 방황했다면 이제부터는 정답이고 뭐고 일단 살아 본다! 라는 마음으로 살 거거든요. 20대 내내 무언가를 잘 다져 놓았다는 기분이 들어요. 외적으로는 모르겠으나 내적으로는 정말 그래요. 무언가 계획을 하며 사는 편이 아니라 따로 새로운 계획은 없으나 새롭고 재밌을 거라는 기대감이 들어요.          



Q14. 마지막으로 <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를 읽고 더욱 아름답게 피어나실 독자분들에게, 마음을 듬뿍 담은 인사 부탁드립니다.    

 

A14. 이번 책은 단단한 마음에 대해서 가득 담았어요. 무언가를 향해 나아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지금 가는 길이 맞다는 단단한 마음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어쩔 수 없이, 필연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또 아름답게 피어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걸 진심으로 느끼면서 살아왔고 또 독자분들도 <이젠 네가 피어날 차례야>의 이야기들과 함께 한껏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책에도 인연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을 만나서 읽는 분들은 분명히 그 시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마음 가득 담아 축하드려요! 이젠 여러분이 피어날 차례예요.





우리를 할퀸 상처는 언젠가 아물고, 당신이 괜찮아지는 때는 분명히 있다.

"우리는 매일 새로워지고 더욱 단단해진다."


이 글과 닿은 모든 분들이 자신의 고유한 빛을 잃지 않고 나아가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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