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재이 : 디자이너 재능 잔치 이야기 - 신간 디자인 후기 08
내가 이곳에 홀로 떠나온 것은
우리가 서로를, 그곳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했다는 뜻이겠구나
<방랑기>는 바로 오늘, 3월 10일에 따끈따끈하게 출간된 최형준 작가님의 신간이다. <우울보다 낭만이기를>,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잇는 세 번째 도서 <방랑기>는 일상과 삶을 그려낸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최형준 작가님의 도서 디자인을 맡은 건 이걸로 두 번째인데, 예전에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의 표지 디자인을 맡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해당 책의 표지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인터뷰했던 기억도 난다.
[22.03.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23.03. 방랑기]
폴더를 날짜별로 분류해두었기에 새삼스럽게 기억을 되짚을 필요도 없이, 작업 폴더에만 들어가도 작업하던 시절의 순간이 쭈르륵 놓여있다. 그러고 보니 작가님의 두 번째 책을 작업한 지 딱 1년이 지났다. 나는 21년 3월에 입사했기 때문에, 아마도 입사 1년 차에 해당 표지를 작업했을 거다. 그리고 2년 차인 올해에는 <방랑기>를 작업했다.
아직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표지 시안 작업 당시의 설레던 마음이 생각난다. 작가님이 찍어낸 감각적인 사진들로 표지를 예술적으로 작업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던 거다. 나는 신이 나서 참고 자료를 한껏 모았다. 그리고 사진과 가장 예쁜 조합이 어떤 것일지 궁리하며 작업했다.
작가님과 부크럼 내부에서의 컨펌을 거쳐서 탄생한 지난번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최선의 책, ‘가장 예쁜 책’이었던 것 같다. 표지도, 제목도, 전체적인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 보니 최형준 작가님의 신간을 작업한다고 들었을 때 자연스레 어깨가 무거워졌다.
더 예쁜 책으로 만들고 싶어, 더 멋진 책으로 만들고 싶어!
지금 생각해보면 어깨를 적당히 눌러주던 무게의 부담감 덕분에 아름답게 푸르른 <방랑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작년 가장 마음에 들었던 표지가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라면, 요즘 가장 마음에 드는 표지는 <방랑기>다.
작업하면서 작가님이 직접 찍으신 사진들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감성적이고 멋진 사진들이었다. 오죽하면 표지에 사용될 사진을 고르느라 엄청나게 고심했을 정도다. 그 좋은 사진들은 이번에 <방랑기>에 실렸으니 사진을 기대하며 글을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좀 궁상맞긴 했어도 즐거운 시절을 보냈구나. 그리고 내가 그 시절을 떠나 이곳에 홀로 떠나온 것은 우리가 서로를, 그곳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구나.”
머지않아 밝을 날을 기다리며 친애와 경멸이 공존하는 새벽을 보내는 동안, 이토록 불완전한 세계를 지탱할 힘은 결국 낭만과 사랑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되짚어 깨달으며 다시금 세상을 힘껏 포옹하려는 열의를 읽어 보자. 방랑하는 그의 나날에 깃든 푸르른 용기와 점잖은 결심들은 당신의 생활 또한 아름답게 채워 줄 것이다.
_출판사 서평 중에서
에디터 라라 님께서 아주 멋지게 적어주신 보도자료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은 문장을 인용해보았다. 위쪽 문장의 일부는 도서 상세 이미지에도 들어갔던 문장인데, 문장이 주는 여운 때문인지 계속해서 가슴에 남는다.
젊은 청춘의 방랑기, 흘려보낸 다채로운 날, 푸르른 용기와 점잖은 결심들...
도서를 수식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도서 실물도 색상이나 판형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만들어졌으니 작가님의 팬이라면 이번 책도 기대하고 읽어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