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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Mar 27. 2023

인생을 바꿔주는 책 속 문구

바리수 이야기, 나를 가꾸는 방법


인생을 바꾼 책 혹은 문장이 있으신가요?


솔직히 말해서 내 경우엔 지금까지 인생을 모조리 뒤흔들만한 책 속 문장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좋은 모습을 보고서 나도 그렇게 바른 행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나아가서 실천할 수 있듯이, 책 속의 좋은 문장 한 줄로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만... 사실 나는 드라마를 보다가, 영화를 보다가, 소설을 읽다가 자주 운다. 단순히 눈물이 많거나 이입과 감정 전염이 잘 되는 편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파는 싫어한다. 억지로 울라고 만든 장면에서 이 작품의 나쁜 점이 눈에 보이는 데도 그냥 울고 말기 때문이다. 딱 봐도 슬퍼 보이는 장르는 굳이 도전하지 않는다.


지금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원고를 보면서 몇 번 울기도 했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디자인하면서 여러 원고를 접했다. 그래도 ‘어떤 글이 더 좋은 글이고, 어떤 글이 더 나쁜 글이다’라고 평가는 내리지 못한다. 아무래도 내가 디자이너일 뿐이지 전문적으로 글을 교정하는 편집자는 아닌 탓이다.


그렇지만 내가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좋은 글은 생각을 바꾸고, 생각은 사람을 바꾼다.


최근에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다. ‘나를 가꾸는 것은 결국 나’라는 점이다. 극적인 변화까지 겪은 것은 아니지만, 아래의 원고가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바리수 작가님의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 속의 원고 중 하나이다. 벌써 해당 책을 작업한 지 반년도 넘었지만, 만화의 내용이 이따금 생각나고는 한다. 사실 요즘은 더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해당 원고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도 모르게 그것(나쁜 언행)들을 흡수하고 배우는 것 같다는 점.
어린아이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주는 것은 부모님의 몫이었지만, 다 자란 성인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먹이는 것은 이제 온전히 본인의 몫이라는 점.


작업하는 당시에도 내용이 너무 좋아서 따로 적어두었다. 책이 출간된 후에는 친구들에게도 보여주었다. 친구들에게 와닿는 깊이가 과연 나와 같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즘 사람들은 TV가 아닌 VOD나 스트리밍 앱을 켠다. 작은 화면 속에는 TV보다 수위가 높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줄줄이 나선다. 욕설이 난무하며 성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물도 많다. 잔인한 이야기도 있고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다. 좋지 않은 뜻이 담긴 말이 유행하면 어린아이들은 그것을 그대로 흡수해서 따라 한다.


나도 퇴근길에서 TV가 아닌 휴대전화로 10여 년 전에 유행했던 드라마를 켠다. 10년 후인 지금도 종종 얘기가 나오는 명작 드라마지만, 지금 다시 보기엔 민감한 소재들이 꽤 많이 섞여 있다. 어딘지 불쾌하지만 ‘그래도 회자하는 이유가 있겠지...’ 라며 계속 보았건만.


아뿔싸, 드라마에서 길거리의 여자를 휴대전화로 도촬하는 남성 캐릭터가 나온다. 화창한 대낮의 대로변에서 마음껏 여자들을 감상한다. ‘범죄 아니야?’, ‘에이... 설마.’ 싶은 마음에 조금 기다려보면 회사 남자 동료들이 그놈은 여자 다리 구경하기로 유명하다고 낄낄거린다.

암담한 마음에 드라마를 끈 뒤로 다시는 다음 편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만, 너무 많은 것이 바뀐 탓이다. 아마도 이 캐릭터를 드라마에서는 특이한 성격 정도로 소개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지금 다시 방영한다면 그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권모술수 권민호’보다도 좋지 않은 최악의 평가를 받을 것이 뻔하다.


종종 친구들까지 나쁜 표현을 여과 없이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혼자 놀란다. 나는 그 표현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관계가 나빠질까 부러 지적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쁜 습관이나 언행을 고치려고 서로 조심하는 친구들도 있다. 세상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어느 한구석은 좋게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좋은 것을 보여주고 그것들을 하나둘 쌓아가다 보면 분명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designer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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