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재이 : 디자이너 재능 잔치 이야기 - 신간 디자인 후기 12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이는 날이 찾아올 거야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는 지난 2021년 9월에 출간된 바리수 작가님의 일러스트 에세이다. 작가님이 그려오신 인스타툰을 기반으로 한 내용이라 알차면서도 재밌어서 좋아하는 도서다.
갑자기 신간 디자인 후기에서 해당 도서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 약칭 <가그흘>의 에디션이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해당 에디션은 한정판으로, 수량 소진 전까지 오직 영풍문고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기존 <가그흘>의 표지는 파란 하늘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로 시원한 여백과 간단하면서도 귀여운 그림이 눈길을 끈다. 표지는 ‘모든 게 불안하고 엉망일 때는 그냥 흘러가는 바람에 맡기면 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뒤표지를 보면 반짝이는 바람이 흘러오는데, 앞표지의 행복한 바리수와 함께 잘 어우러진다. 지금 다시 보아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던 것 같다.
기존 표지의 주목할 점은 작가님의 손 글씨로 이루어진 제목이다. 작가님의 만화 속 글은 전부 손 글씨로 쓰여있어 통일감을 위해 제목도 같은 방식으로 작업했다. 스케치북에 그린 것 같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질감이 있는 종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에디션을 작업할 때는 작가님이 그려주신 표지용 일러스트를 사용했는데, 평화로운 표정으로 물에 둥둥 떠 있는 바리수의 모습이 <가끔은 그저 흘러가도 돼>라는 제목과 잘 어우러진다. 어쩌면 흘러가도 된다고 말해주는 제목이 이번 표지와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내지의 경우에는 좀 더 흐르는 물과 어울리도록 전반적인 색채가 푸른 계열로 바뀌었다. 기존의 꽃, 잎사귀 같은 장식들이 조개나 불가사리, 물방울 같은 테마와 어울리는 장식으로 바뀌었으며 자잘한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가그흘> 초판을 작업했던 것은 입사한 지 5개월 차의 일이다.
기억상으로는 이 책의 전까지는 디자인 작업을 내지만 맡거나, 표지만 맡았었다. 그러니까 한 권을 통째로 맡아 디자인하는 업무가 차츰차츰 늘어나는 기점이 바로 이 책이었다.
아무래도 표지와 본문을 다 맡았던 첫 책이다 보니 더 열심히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가그흘>과 <이네피차>는 애정이 많이 가는 시리즈기도 하다.
이전에도 밝힌 적 있다시피, 나는 작가님의 만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가그흘>은 바리수 작가님이 직접 이것저것 경험하며 찾아낸 행복의 비결이 담긴 책이다.
한없이 우울해지다가도 다시 긍정적인 생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거나, 되고 싶은 나에 꿰맞추지 말고 진정한 나를 찾거나, 힘들고 피곤할 때 푹 쉬고 재충전하여 다시 일어나는 법이라거나….
작가님은 깊은 생각 끝에 알아낸 ‘자기를 더욱 사랑하는 법’과 ‘긍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법’을 소개한다.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가그흘>은 특히 읽을수록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늘어지기 딱 좋은 꿉꿉한 장마철, 나만의 행복의 비결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