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불안할 때마다 손톱을 물어뜯던 그 사람. 그때마다 나는 어린애같이 보인다며 물어뜯지 말라고 했다. 거리를 걸으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그 사람에게 앞좀 보고 걸어다니라고. 니가 어린애냐고. 하나하나 다 일러주어야 되냐고. 그랬었다. 따뜻한 봄 날씨 덕일까. 그날은 하나둘씩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고, 이내 조용하던 카페는 북적였다. 그 사람은 오늘 심각하게 불안했지만 손톱을 물어뜯지 않았다. 내 촉이 맞았다. 그 사람이 잘 지내라며 떠나갈 때에는 핸드폰 따위 볼 틈도 없이 앞을 보며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나의 눈은 카메라 렌즈에 물방울이 맺힌 것처럼 눈물이 맺혔고, 수많은 사람과 장면 그리고 분위기가 전부 포커스아웃되어 그 사람 뒷모습만이 진하게 남았다. 어린애로만 알았던 그 사람이 어른 같아 보이던 그날 내 심장은 파랬다. 나는 아이 잃은 부모가 아닌, 부모 잃은 어린아이가 되었다. 언제나 그 사람의 웃음은 어린애처럼 헤퍼 보였다. 내가 웃는 것이 그리도 좋았을까. 그 사람은 아무 이유 없이 허허 입을 벌려 나를 따라 웃었다. 그날 그 사람의 얼굴은 시체처럼 경직 되어있었다. 그 사람은 슬퍼하는 내 눈을 보고도 아무 이유 없이 슬퍼해주지 않았다.
진정한 변한다의 의미를 사람들은 모른다. 그것은 사귄 디데이 날짜를 까먹는 것이, 잠들기 전 잘자라는 문자를 빼먹는 것이 아니다. 마냥 어린애 같은 그 사람이, 나와 만나기 전의 그 의젓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마법이 풀리는 것. 한 번 풀리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 그리고 나는 다시 홀로 남은 어린애로 돌아가게 되는 것. 잡을 손이 없어지는 것. 그래서 이 세상이 나에게 등돌리는 것 같은 기분. 그래, 적어도 나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