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저기, 하늘과 땅의 경계가 뭐라고 생각해? 그게 있기나 해? 만남과 헤어짐의 경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해? 당신이 바라보는 지평선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라고 생각해? 아니야. 모든 경계는 허울뿐인 걸. 그것은 쉽게 허물 수 없고 예측도 할 수 없지. 내가 바라본 풍경에서는 지평선이 바다와 하늘의 경계인데 말이야, 그 일직선엔 어떤 것이 떠있기도 한다니까. 봐봐,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내가 본 지평선에선 육지가 하늘과 땅의 경계에 둥둥 떠있더라니까. 누군가는 그 땅에서 저 멀리의 다른 경계를 보고 있겠지. 그 누군가가 보는 경계에선 내가 하늘과 땅의 경계에 서있을 수도 있는 거고.
맞아. 내가 그 사람을 마음에서 죽이고자 다짐했을 때 내가 보고 있는 우리는 만남은 사랑과 이별의 경계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 사람의 시점에선 어땠을까. 아직은 너무 먼일이라고 생각했을까. 갑작스러운 죽음이라던가 갑작스러운 이별이라던가 갑작스러운 갑작스러운. 그 갑작스러운 것은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지 못함에서 나오는 경계의 허울이라는 거야. 우리 할머닌 갑작스럽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지만 그것은 할머니에겐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야. 친구랑 술 먹고 놀기 바빴었어. 내가 할머니의 아픔과는 정반대 쪽을 보고 있던 거지. 단지 그것뿐.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 경계를 알아챌 수 있다는 것.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 단지 그뿐이지만 어떤 관계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것. 어떤 관계에서는 그것이 전부일 수도 있는 그런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