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한겨울 당신이 내 뒤에서 조용히 따라옴을 느낀다 당신의 한쪽 발의 발자국이 눈 위에 채 찍히기 전에 나는 걸음의 보폭을 넓혔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가까워질 수 없었다 당신이 옷깃을 입으로 가져다 처절하게 참아내는 기침이라도 할 때면 난 더 보폭을 넓혀갔다 그렇게 목적지 없는 곳을 걸으며 차가움을 서로가 느낄 때 당신의 대 뜸 크게 콜록 거렸다 옷깃에만 머물던 기침들이 뭉쳐 마침내 터져 나왔던 것이다 귀가 베일듯한 바람소리만 들리던 침묵을 깬 건 당신이었다 그 기침 한 번에 나는 걸음을 멈췄다 뒤를 돌아 보니 미동도 없이 열병을 토해내고 있는 당신이 있었다 당신이 걸어온 흔적을 보니 왜일까 발자국이 점차 얕아지는 걸 알아챘다 바람을 등지니 당신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다가 당신과 나 사이에 더 이상 찍혀있지 않은 발자국을 찾다가 혹여나 그 열병이 내게 옮을까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던 내가 결국은 당신에게 가고 있다 열병을 앓고 있는 당신에게 가는 그 한 발자국 발자국이 깊게 찍힐 때마다
나는 감히 설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