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던 때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할 수 있던 때가 가장 좋은 때였던 것 같아.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 수 있을 때가.
그러니 내가 더 잘하겠다고 날 떠나지 말라고 말이야.
혹여 이대로 나를 두고 떠난다고 하라도
그 전에 내가 저질렀던 잘못들에 대해
용서를 빌 수 있을 만한 그런 순간들 말이지.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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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살면서 정말 소중했던 것들이 떠나갔을 때
주저앉아 우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언젠가 저질렀던 잘못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려줄 수가 없으니 주저앉아 우는 것밖에는 할 것이 없었다고.
할머니의 영정사진 앞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넌 야옹이의 무덤 앞에서.
엄마가 싫증 난다고 떠나간 첫사랑으로부터.
어떤 고집으로 인해서 그때는 말하지 못한,
용서를 빌지 못했던 사소한 모든 순간에 대해서 주저앉아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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