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헤어졌다.
요 그낼 그가 변한 것 같아 불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사랑한다는 말을 빼먹지 않던 그였기에,
그 말을 동앗줄처럼 붙잡고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사실 그와의 헤어짐을 몇번이나 상상하고 연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연습은 실제 이별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헤어지고 난 뒤 엉망이 된 나는 비참할 정도로 그에게 매달렸다.
받지도 않는 전화를 수십번 해대고, 문자 수십통을 넣었다.
이게 정말 마지막,
마지막을 외우며 나는 그에게 바닥까지 보이고 말았다.
그런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말햇다.
"너 진짜 어떡하려고 그래?
그 사람이 정말 질려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는 건데."
"... 그 사람이 질려 할 거 아는 데도 어쩔 수가 없어.
내가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어."
참아왔던 눈물과 함께 말들을 왈칵 쏟아냈다.
"마냥 기다리다가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완전히 잊어벼리면 어떡해.
아직도 너무 사랑하는데, 이대로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지는데.
당장 이렇게 연락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데."
머리로는 그에게 연락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아직도 그를 너무 사랑하는데. 나보다도 그를 더 사랑하는데.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믿었다.
내가 더 열심히 사랑하면 그도 알아줄 거라고,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별만은 사랑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제까지 사랑했던 우리는 어디에 간 걸까.
그와의 모든 시간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지금도 여전히 연락하면 늘 그랬듯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아줄 것만 같은데.
오늘도 그에게 연락을 망설이는 내 자신이 싫어진다.
<답장이 없으면 슬프긴 하겠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