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는 사람에게는 한 가지 징후가 생긴다.
사랑하는 상대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고 좋아하는 사람이 좋고,
그 사람이 소중히 하는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이 궁금해지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고 싶어 진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이치.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해줄 마음은 가지고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나 자자신은 사랑해주지 못하는 경우.
그런 상황 속에서의 마남은,
사랑을 줄 곳이 상대 하나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마음이 지속적으로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다.
집착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끝내 상대가 사랑하는 것까지 질투하게 된다.
자신이 사랑을 가장 많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주는 만큼 돌려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가 바치는 그 마음을 다 흡수해주지 못하는 상대가 미워지고,
그럴수록 상대는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사랑이란 감정이 충족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마음이 있다. 사랑을 듬뿍 받을 용기,
그리고 내 안의 마음을 떼어줄 수 있는 용기 이외에도
'상대가 사랑하게 될 나에게 사랑을 나눠줄 용기'이다.
스스로에게 사랑을 나눠줄 용기가 나지 않아
시작하는 사랑의 종점은 대게 비참하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기 이전에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해줄 나를 꼭 사랑할 것.
조급해지지 않도록, 또 그것으로 인해 상처 받지 않도록.
삐뚤게 미워지지 않도록. 조금 더 안정적인 사랑을 하기 위하여.
사랑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하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