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인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도시, 파주. 제2자유로 가로수길을 따라 달리면 기분마저 상쾌한, 초입부터 책 냄새가 날 것 같은 파주. 출판인에게 파주는 제2의 고향같은 곳입니다. 인쇄소도 창고도 주요 문고 본사들도 파주에 있다 보니 파주를 방문할 일이 자주 있습니다.
더구나 몇달간 매달려 온 힘을 쏟았던 도서 편집을 마감하고, 두근거리고 홀가분한 마음음으로 인쇄를 하러 가는 곳이다 보니 갈 때마다 좋은 기억만 한가득이어서 그런지 고운정이 많이 들어 버렸습니다. 그리서 이제는 날이 좋은 주말에도 가끔 일부러 찾아 놀러 갈 정도입니다.
에디터로 일하면서 자주 다녔고, 그만큼 사랑하게 된 파주의 여러 맛집을 소개해 드릴까해요. 할 말이 너무너무 많지만 먼저 파주에서 뿌리를 박고 지내고 계 인쇄소분들이 추천하는 찐 로컬 맛집! 아재향 물씬 나지만 그만큼 먹고 나면 든든한 파주 점심 메뉴를 TOP 5를 추천합니다.
1. 초담 추어탕
추어탕 별로 안 좋아하는 제가, 파주 가면 무조건 먹고 포장도 2인분씩 해 오는 맛집! 일단 비린 맛이 전혀 없고 고소하고 걸쭉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소면이 말아져 나와서 호로록 먹으면 부드럽고 꾸덕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이 집의 포인트는 바로바로 낙지 젓갈과 파김치! 특히 국말에 밥을 말아서 파김치를 얹어 먹으면, 이보다 더 완벽한 조화는 없습니다. 감칠맛 가득한 파김치와 구수한 추어탕은 끊임없이 숟가락을 놀리게 만들어요. 포장시 따로 이야기 하지 않으면 파김치를 주지 않으신답니다. 물어보지도 않으시고요! 파김치는 약간 시크릿 옵션이라서 사장님께 귓속말로 ‘파김치도 같이 주세요’ 라고 말씀해 보세요.
가서 일단 드셔 보시면 포장을 하지 않고는 못 참을 걸요?
2. 장수대 해장국
황태 해장국이라니? 그 맛 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이 장수대를 먹기 전까지 그랬답니다. 일단 황태가 자잘자잘하지 않고 무슨 갈비탕의 갈빗대마냥 큼지막하게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좋고 불맛이 확 나서 맵지 않은데도 얼큰하다는 느낌마저 든답니다. 먹다 보면 몸 보신이 되는 그런 맛, 그저 그런 해장국을 생각하셨다면 착각입니다. 국물도 맑지 않고 약간 뽀얘서 흡사 고기나 뼈를 우린 듯한 느낌마저 드는 국물. 이곳도 나오면서 포장 2인분은 필수입니다. 맛집임을 증명하듯 가면 포장 봉지가 입구부터 줄줄이랍니다.
이 집의 포인트는 바로 짭짤한 어묵볶음! 국물에 밥 말아 한 입 먹고, 달달 짭짤한 어묵볶음 서너개 집어 먹으면 아주 그만이죠. 비오는 날 소주 안주로도 제격입니다. 꼭 한번 드셔 보세요!
3. 강릉해변메밀막국수
여름에 작가님이나 업무상 관계자 분들과 파주에서 만나면 무조건 필수코스인 막국수집! 정주영 현대 회장의 생전 단골집이었다고 해요~(벽면에 크게 정주영 회장의 사진도 걸려 있답니다) 그만큼 유서 깊고 오래 인정 받은 집이라는 뜻! 파주 로컬 맛집에 빠질 수가 없죠~
비빔도 좋고 물도 좋지만 저는 비빔파.. 고소한 들기름과 쫄깃한 면발, 자극적이지 않지만 계속 당기게 만드는 묘한 감칠맛이 있는 소스가 환상적입니다. 막국수도 맛있지만 전병과 만두도 맛있어서 강추드려요!
4. 개성손만두
더워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맛의 만두 전골. 육수에 도대체 무엇을 넣었는지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고 싶은 맛입니다. 맑아 보이지만 살짝 칼칼한 국물맛에 오동통하고 큼지막한 만두. 한두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지만 도저히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청경채, 단호박, 쑥갓.. 들어가는 야채들 조합도 너무 좋습니다. 야채를 좋아하는 저는 야채만 따로 추가하기도 해요! 김치만두도, 고기만두도 속이 실하고 맛에 만두+칼국수+볶음밥은 환상의 코스죠! 한국인은 뭘 먹어도 볶음밥까지 먹어 주는 게 국룰인 거 아시죠? 보이는 곳에서 계속 만두를 빗고 계셔서 정말 손 만두를 먹는구나 실감이 나는 곳입니다.
5. 섬마을 게장님
게장 한번 먹으려면 너무 비쌌는데, 이곳은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충족시켜 주는 곳입니다. 간장게장, 양념게장 푸짐하게 먹고도 1인 14,000원. 이 가격 실화입니까? 그렇다고 게장의 퀄리티가 떨어지나? 절대 아니죠. 살이 꽉 차 오동통한 게장들. 소스도 짜지 않고 달지 않고 적당히 매콤하여(사실 살짝 매콤한 편이라 맵찔이들은 주의하시길) 밥도둑 중의 도둑. 이 정도면 사실상 무기징역입니다 :) 매콤 짭짤한 게장 먹다가 김에 싸 먹거나 함께 나온 샐러드 먹으면 입 앗 달래기에 조합이 아주 좋아요. 반찬 구성도 훌륭하고 매장도 널찍하고 깔끔하며 주차도 편해서 언제 방문해도 기분 좋은 곳입니다. 포장이나 택배 주문도 가능하고, 명절 때는 선물 보자기에 예쁘게 싸서 판매도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답니다.
to be continue...!
written by editor 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