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디재이

정영욱, ‘잘잘잘’ 에디션

디재이 : 디자이너 재능 잔치 이야기 - 신간 디자인 후기 03

by 부크럼


독보적 에세이스트 정영욱이 다시 건네는 한 권의 위로

10월 28일, 바로 오늘은 부크럼 출판사의 베스트 셀러인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이하 잘잘잘)> 도서의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 발행일이다. 늘 거치는 마감 작업이지만, 이번 도서 <잘잘잘> 에디션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잘잘잘>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미 리커버와 개정판을 출간했던 도서다. 아래 인터뷰에도 나와 있듯이 초판부터 이번 에디션까지 무려 4판을 함께한 꼴이다. 어디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디자이너만의 수고가 있으랴. 팀원 모두가 함께 만든 책이니 디자이너라고 해도 디자인에 있어 100%의 기여도를 가지고 있진 않다.


그래도 표지라는 영역은 디자이너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니, 할 말이 많다.



<잘잘잘>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항상 부담감과 중압감이 있어요. 초판본 자체만으로도 예쁜 책이거든요. 덕분에 이번 개정판에서는 좀 많이 길을 헤맸습니다. 초판본에서는 좀 더 진중했고, YES24 인터넷 서점 단독 리커버 판은 표지에 파도 사진을 더해 도서 특유의 감동이 온전히 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미 해버렸으니 개정판에서 다시 사진이 들어간 표지를 쓰긴 애매하고….

결국 많은 회의 끝에 기존의 무게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계절에 맞는 청량한 색감과 반짝이는 후가공을 입혀 좀 더 특별하고 산뜻한 느낌을 입게 되었어요. 표지의 색감이 평범한 인쇄로는 표현이 안 되는 색상이라 걱정했는데, 저희 도서만을 위한 별도의 색을 사용해서 표현이 무척 잘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보... 인터뷰에서 온갖 멋진 척은 다 하고...

이제는 더 나올 에디션도 없는 것처럼 말 해놓고...


저래놓고 반년 뒤에 에디션 작업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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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에디션은 정말로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초판, 리커버 2판, 개정 3판을 거쳐 책의 완성도는 나날이 더해갔고, 책의 사이즈가 변화하거나 원고가 추가되지 않는 이상… 내지의 디자인은 오히려 건드리지 않는 게 좋았다. 이미 완성된 책이기 때문에. 따라서 내지의 수정은 표지와 어울리게 컬러를 바꾸고, 사진을 바꾸는 정도? (잘잘잘의 경우에는 개정판부터 사이즈가 약간 커졌다. 폰트 크기도 약간 늘어난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내지에 들이는 시간은 오히려 줄었단 소리다. 문제는 표지인데...



아니, 정말 더는 아이디어가 없다니까요?!

그렇다. 여러번의 리커버를 거치며 더는 색다른 아이디어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에디션 얘기를 듣고 떠올린 생각은… '올 것이 왔구나', '이번 에디션은 어떻게 디자인하지…', '이젠 정말 양장이라도', '그도 아니면 반양장이라도' 따위의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다. 약간은 암담했던 것도 같다.


그야... 특이한 형식? 다른 색상? 사진? 일러스트? 톰슨 띠지…?

그거 다 예전에 시안 잡고 장렬히 탈락했던 것들이다.


물론 원래 조용한 성격이라 겉으로는 티를 전혀 낼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말라 비틀어진 뇌에서 아이디어를 쥐어짜는 느낌이었지만… 여러번 진행했던 탓일까? 이번에는 오히려 예전 작업들보다 차분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회의는 리커버보다, 개정판보다도 짧게 진행됐다.


우선 도서에 적용할 만한 새로운 레퍼런스를 찾아보고(놀랍게도 새로운 레퍼런스는 있었다), 예전에 해본 것들을 한번씩 다 걸러내고, 예전에 최종 직전까지 갔던 시안들을 살려 그 중에서 다시 디벨롭하는 방향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건 이렇게 할까요?

네, 그렇게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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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선택된 최종 표지. 기존에 계속 사용해오던 글폼의 양식을 유지하고, 그 아래로 개정판처럼 사진을 넣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는 조금 더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의 사진으로. 배경에 사용된 사진은 인스타그램 포토그래퍼 이브에 작가님(@eveuee)의 사진이 사용되었다. 윤슬과 인물의 절묘한 조합이 도서와 무척 잘 어울린다. 이 자리를 빌려 예쁜 사진을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윤슬 에디션, 글로우 에디션 등 여러 이름이 나왔었지만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이번 에디션은 잔잔하고 반짝거리며 아름답다. 띠지에 사용된 흰색과 푸른 색들이 내게는 시원함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작가님께서는 사진이 충분히 따뜻하다고 생각하시고, 마케터님께서는 겨울 느낌이 난다고 하셨던 걸 보면 모두에게 닿는 이미지가 다른 듯 싶다.


독자님들에게도 여전히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디자인이길 바라며.






디자이너 한 줄 후기


다음 에디션은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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