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재이 : 디자이너 재능 잔치 이야기 - 신간 디자인 후기 04
농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지난 11월 21일에 출간한 도서 <웃음박제>는 구독자 30만 명, 누적 조회수 8천만의 유튜버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웃음박재’, 박재우의 농담집이다. 그리고 이번에 디자인을 맡았던 도서이기도 했다.
작가님께서 정치인 성대모사로 유명하신 만큼 도서의 색상에도 신경을 썼다.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컬러는 배제하고, 평소에도 작가님을 표현하는 데에 자주 사용하는 컬러인 보라색을 사용했다.
사실 이러한 보라색은 1차 시안 때부터 사용했는데, 중간 작업 과정에서 도서의 시인성 때문에 잠시 색상에 대한 갈피를 잃었었다. 결국 여러 종류의 보라색에서 지금의 표지가 선택되었다. 팬톤 별색을 사용하여 찐하고 쨍한 색상을 낼 수 있었다. 후가공으로는 백박을 사용하였는데, 백박의 특성상 흰색이 진하지 않아서 2쇄 때는 수정될 예정이다.
농담집, 그러니까 개그에 특화된 책을 맡은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스탠드업 코미디의 특성상 관객이 직접 현장에서 코미디언의 말발과 행동들을 보는 것과 책에 담겨 있는 글로 접하는 은 천지차이다. 현장에서 코미디를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고 웃음이 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글로만 온전히 농담을 설명하자니 구구절절해지거나 ‘이게 무슨 뜻인지?’하고 갸웃거리기도 했다.
작가님도 고생이 많으셨지만, 중간에서 에디터님도 고생이 많으셨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점은, 작가님의 농담 중에서는 글과 그래픽으로 더 뛰어나게 설명할 수 있는 농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책 본문에는 위 이미지 외에도 자신있게 작업한 그래픽과 유쾌한 삽화들이 다수 첨부되어있다. 자칫 무심코 넘길 농담이 되었을 수도 있었지만 독자들의 시선을 붙잡는 감칠맛을 한 숟갈 더할 수 있었다. 작업하면서 이런 점들이 기뻤던 것 같다.
종종 새로운 시도나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유쾌한 농담이 가득한 원고들 덕분에 나도 작업하면서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원고를 보면서 '이 원고에는 이런 작업을 해보면 어떨까?' 상상하는 일은 새삼스럽게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