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calls!
왜인지는 진정 모르겠으나, 꼭 중요한 일이나 외출을 앞두고는 호출을 받는다.
분명 조금 전에도 호출에 응했던 것 같은데 또 호출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호출에 무응답 했다가는 험한 꼴 볼 수도 있으니 최대한 호출에는 바로바로 응해야 한다. 대체 왜 그러는지 심리적 이유인지 생리적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여하튼 자주 이런 일들이 있다.
지인 중 한 명의 이야기다.
소개를 받은 누군가를 처음으로 만난 자리. 그날 따라 아침부터 속이 좋지 않았고, 어색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다 보니 뱃속 상태가 더욱 심각해짐을 느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또 중간중간 전화를 받고 오겠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여러 번 화장실을 들락날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 민망함과 당혹감과 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순간의 연속. 하지만 결국 마지막 호출에 응하러 간 사이에 상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 아님 상대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호출을 당한 것인가....?
암튼 몸이 보내는 자연적인 부름이니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
작은 호출이든 큰 호출이든 우리는 화장실이라는 공간으로 가야 한다. 몸을 혼자 가눌 수 없어 기저귀에 의지하는 슬픈 상황이 아니면 말이다. 그리고 혼자 힘으로 몸을 움직여 화장실에 속히 갈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얼마 전 이것을 몸소 깨달은 적이 있는 바, 단언컨대 이것은 큰 축복이자 행복임이 확실하다. 여하튼 우리는 몸이 보내는 호출에는 즉각 반응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모두 좋다.
혼자 있을 때는 편하게 가고 싶을 때 가면 된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자리를 잠깐 비우며 뭐라 말은 해줘야 하니 "나 화장실 다녀올게." 또는 "화장실에 좀 갔다 와야겠어."라고 한다. 사실 이런 멘트도 상대가 누군지 또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가 서먹하거나 편하지 않은 사람인 경우에는 이 말을 하는 것도 때로는 머쓱하고 민망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잠깐 화장실에 가서 손 좀 씻고 올게요." 라거나, "잠깐 전화할 일이 있어서.."라고 거짓을 말하기도 한다. 아닌가....? 아마도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화장실에 가는 것과 관련된 표현은 어떤 언어에서나 다양하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 조사해 본 일은 없지만 잘 먹은 후에 잘 배출하는 것이 인간에게 무지하게 중요한 일인 지라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해 본다. 우리는 화장실에 가는 것과 관련된 여러 표현들 중에서도, 뱃속에서 호출음이 강하게 들릴 때, 또는 편한 사람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화장실이 급해!"라고 표현한다. 정말 긴급할 경우에도 표현하지만, 가깝고 편한 사람과 함께 있기에 '화.장.실.이 급하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닐까?
"영화 이제 시작하겠다. 빨리 들어가자."
"잠깐! 나 화장실이 급해!"
가까운 사이에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캐쥬얼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영어로는 이렇게 말해보자.
간단히 해석하면 "신호가 와!" 정도가 되겠다. 물론 "자연이 불러!"라고 직역하는 사람도 더러 있으나, 몸에서 자연적인 현상으로 배출 신호가 오는 것이니 "신호가 와!"-> "화장실이 급해!"로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구조를 잠깐 보자. 문법적으로 정확히 표현하자면 "Nature calls me!"로, '나'라는 목적어를 넣는 것이 문법적으로 맞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흔히들 me를 생략하고 간단히 Nature calls!로 표현한다.
[한 모금 더]
I'm afraid I have to answer the call of nature. (아무래도 화장실에 (급히) 가봐야겠어요.)
상황에 따라서 "Nature calls." 를 조금 더 완곡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이 표현을 사용해 보자.
여기서 I'm afraid를 직역의 의미로 "나는 두려워요."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물론 I'm afraid가 "나는 두려워. (나는 걱정이 돼.)"라는 의미로 쓰일 수도 있지만 I'm afraid라는 말로 문장을 시작하면, 뒤 이어 나오는 말이 실례 혹은 거절 또는 부정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 준다. 다 듣지 않아도 느낌이 오도록 해주는 표현인 것이다. 항상 기억하자. 영어는 일단 결론 혹은 결정을 먼저 말하고 나타내는 언어라는 것을 말이다.
I have to answer the call of nature. 을 살펴보면, Nature calls! 에서와 달리 call이 명사로 사용되었다. '부름' 또는 '호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call은 명사와 동사 모두로 사용될 수 있는 단어이니 두 가지 역할 모두 알아두면 좋겠다.
[비슷한 표현]
* 해석은 자연스럽게 번역한 것으로, 직역이 아니므로 주의!
Oh, no! Nature calls!
아, 이런! 화장실이 급해!
I'm afraid I have to answer the call of nature.
아무래도 화장실에 (급히) 다녀와야겠어.
I need to use the restroom. (미국에서 주로 사용)
= I need to go to the loo. (영국에서 주로 사용)
화장실 좀 다녀올게.
Do you mind if I take a quick restroom break?
잠깐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I need to powder my nose. I'll be right back.
화장만 좀 고치고 그만 돌아올게.
(*실제로 예전부터 여자들이 볼 일을 보러 화장실에 갈 때 완곡하게 돌려서 말했던 표현으로, 시대와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아직까지도 쓰이는 표현이다. 물론, 정말 화장을 고치러 갈 때도 쓴다.)
잠시 볼 일을 봐야 할 때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아이처럼 너무 직접적으로 "I need to pee." 또는 “I need to poo." 라고 표현하면 곤란하겠죠? 간단하지만 위트 있게 표현해 봐요.
"Excuse me, nature ca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