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get that a lot.
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길 따라 걷다가 들어간 소품 가게에서 거의 20분 동안 나오지 못했다. '지금은 예뻐 보여도 조만간 금세 잊어버리고 어디 있는 줄도 모를텐데... 크기에 비해 가격도 너무 쎄고...그냥 내려놓고 나가자.'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작고 귀여운 도자 오브제 앞에서 차갑게 돌아서지 못하고 질척거리면서 들었다 놨다를 다섯 번 정도 했다.
가게 규모가 작은 데다가, 좀 외진 쪽에 있고 평일 낮이어서 그런지 손님이 달랑 나뿐이었다.
과하지 않고 은은하듯 나른하게 들리는 음악도 좋았다. 주근깨와 곱슬머리가 매력적인 사장님과 눈 맞춤도 있었다. 그렇게 눈을 맞추고 나니 사장님은 내 옆으로 오시기까지 하시다, 조곤조곤 물건 설명까지 해주셨다. 아무래도 사고 나올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조곤조곤한 2차 설명과 함께 꼼꼼하게 포장된 작은 상자와 야무지게 챙겨주신 카드 영수증까지 받아 들고 가게 문을 나섰다. 왠지 모를 패배감이 올라왔다.
한쪽 귀에 대고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았다.
"너 친절하게 대해 주면 거절 잘 못 하지?"
맞다. 굉장히 그런 편이다. 아니 요즘 들어 더 그렇다. 그리고 요즘 들어 그런 말 자주 듣는다. 완전 인정 인정 그 자체다. 외로워서 그런지 누군가 조금만 친절하게 말을 걸거나 작은 호의를 베풀어도 금세 감동해 버린다. 역시 메마른 세상은 싫고 다정한 세상이 좋단 말이다.
언젠가 인터넷상에서 보았던 인기 게시물이 떠오른다.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드는 연예인들(?)' 이었나? 누가 봐도 술 잘 마시게 생겼는데 술 한 모금 안 마신다는 연예인, 전 국민의 인식 속에 '이 사람은 단연코 Mr. 돼지국밥'인데 돼지국밥을 전혀 먹지 않는다는 연예인, 그동안 유행했던 노래 가사들을 보면 당연히 오랜 기간 자취를 했어야 마땅함에도 태어난 이래 한 번도 자취를 해 본 적이 없다는 연예인 등이 있었다. 자취 경력 전무한 그 연예인의 경우, "자취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노래 가사들을 들어보면 누가 봐도 자취를 오래 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라고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으면 아마도 "아, 그런 말 자주 들어요."라고 답하지 않을까?
유난히 운동꽝인 지인이 있다.
나도 운동꽝이므로 비웃지는 않는다. 외모만 보면 왠지 모르게 학창 시절 육상부였을 것 같은 포스를 뿜어내는 동생이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말랐다는 느낌이 아니라 다부진 느낌? 어디 가서 밥을 먹어도 샥-샥- 빠르게 배분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엉덩이 가볍게 바쁘게 오가는 편이다. 거기다, 약속을 하면 열 번 중 일곱 번 정도는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난다. 그렇다 보니 어딜 가나 "혹시 어렸을 때 운동 좀 하셨어요?"라는 질문이 딸려온다. 아니 그러길래 운동도 안 하고 잘 못하는데 운동복은 왜 또 즐겨 입는 것인가. 오해를 당해도 싸다(?).
알고 보면 그도 그 나름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방에서 부모님이 아웃렛을 자주 가시는데, 가시면 꼭 운동복을 사서 보내주시니 입어야 하고, 둘째, 다른 옷들보다 입고 벗기 편하며, 셋째, 주름도 잘 안 생겨서라고. 그는 그런 운동복을 입은 채로 이유 없이 잘 넘어지고, 운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운동 잘하게 생겼다'라는 사람들의 반복되는 질문이 싫지 않은지 넉살 좋게 " 저 그런 말 자주 들어요."라고 한다. 그렇게 보이는 걸 즐기는 게 분명하다.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떠오른다.
여러 장면들 중에서도 주인공인 이자벨 위페르와 정유미의 대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You are so kind."
"No, I'm not kind."
이 대화 장면에서 순간 웃음이 나왔다. 영어로 대화하는데 한국의 정서가 너무 짙게 깔린 대답이라 웃음이 났던 것 같다. 우리는 누군가가 칭찬하면 왜 그렇게 자동으로 "아니에요."라고 답하는 것인지. 가끔은 "동안이세요."라거나 "정말 음식 솜씨가 좋으시네요. 장사하셔도 되겠어요."라는 칭찬의 말을 들으면 "고마워요.", "감사해요."라고 답하는 여유도 괜찮지 않나? 거기다 한 마디 더 붙여서 위트를 장착해 보자. "감사해요. 저 그런 말 자주 들어요." 라고 말이다. 가끔은 이런 뻔뻔하고(?) 약간 귀여운 대답이 분위기를 뻔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한 모금 더]
get
대표적인 의미로는 '얻다, 받다, ~한 상태가 되다, 이해하다' 등이 있겠다. 하지만 get은 문장에서 어떤 단어들과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에 따라 해석이 다양해지기 때문에, 의미를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 각각의 의미를 다 외우려 할 필요는 절대 없다. 그리고 그러면 안 된다. 그냥 이 동사는 어떠한 상황, 물건, 음식, 이야기, 의미, 감정을, 누군가로부터, 어떤 환경으로부터, 얻게 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보자.
I don't get it. 이해가 안 가. (it을 얻지 못했어 <- it에 해당하는 상황을 내 것으로 얻어내지 못함)
I'll get the phone. 내가 전화받을게. (전화(기)를 내가 맡겠어 <- 울리는 전화든, 전화기든 내가 챙기겠다는 이야기)
Let's get a taxi. 택시 잡자.
Will you go get a blanket? 가서 담요 좀 가져다 줄래?
Where did you get this information? 그 정보는 어디서 얻었어?
I got this finally! 결국 내가 이걸 해냈다고!
I got angry at that time. 그 당시에 난 화가 났었어.
I got a message from him today. 오늘 그에게서 문자 한 통을 받았어.
위와 같이 get 뒤에 (대)명사와 형용사를 써서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어려운 동사를 써서 정말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도 물론 너무 좋지만, 영어 초보라면 get, have, take, make 이 네 가지 동사의 쓰임을 잘 이해하고 활용해 보자. 이 동사들만 잘 익혀도 기본적인 의사를 전달하고 소통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표현]
* 해석은 자연스럽게 번역한 것으로, 직역이 아니므로 주의!
I get that a lot.
나 그런 말 자주(많이) 들어.
I hear that all the time.
나 그 얘기 진짜 많이 들어. (나 늘 그런 얘기 들어.)
People say that a lot.
사람들이 그런 말 자주 해.
You're not the first to say that.
그런 말 한 두 번 들어본 게 아니야. (그 말을 한 건 네가 처음이 아니야.)
That's what everyone says.
사람들이 늘 그렇게 말하더라구. (그게 바로 모든 이들이 말하는 거야.)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 있으세요?
엄마랑 또는 아빠랑 정말 많이 닮았다고 하거나, 자세히 보니 유명인이랑 비슷해 보인다거나, 굉장히 동안이라고 기분 좋은 말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고, 너무 자주 들어서 지겨운 말을 자꾸만 듣게 되는 경우도 있죠. 가끔은 자주 듣는 이런 뻔한 말들에도 뻔하지 않게 반응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세상은 얼마든지 또 다르게 보이니까요.
The world changes depending on how you look at it.